북한군 귀순 당시 상황 '일촉즉발'…北, 2차례 정전협정 위반

유엔사, 당시 상황 담긴 CCTV 영상 공개
北 추격조, 귀순자 등 뒤서 무차별 조준사격
추격조 1명, 군사분계선 잠시 넘어 정전협정 위반
JSA대대장 등 3명이 귀순자에 접근한 사실도 확인
유엔사 "한국군 전략적 판단 지지" 평가
北 정전협정 위반, 마땅한 제재수단 없어
  • 등록 2017-11-22 오후 4:13:29

    수정 2017-11-22 오후 4:13:2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13일 북한 병사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할 당시 북한이 두 차례나 유엔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총격을 가했고, 추격조 중 1명은 MDL을 넘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자를 구해낸 것으로 확인돼 영웅담 조작 의혹을 불식시켰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JSA 귀순자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특별조사단은 이 사건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을 가했다는 것과 북한군 병사가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북한군 귀순 사건 이후 미국, 한국, 뉴질랜드 인원으로 구성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20일 조사를 완료했다. 스웨덴과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 인원들이 조사 과정을 지켜봤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 북한 병사(빨간 원)가 지프 차량에서 내려 북한 군의 총격을 맞으며 남쪽으로 달리고 있다. [출처=유엔군사령부]
이날 유엔사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과 귀순자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영상은 Δ귀순 북한 병사가 지프차량을 몰고 북한 구역내 ‘72시간 다리’를 건너는 장면 Δ귀순병 차가 JSA 건물 가 배수로에 빠져 꼼짝 못하게 된 장면 Δ북한군의 초기 대응 Δ북한군이 귀순자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 △귀순자가 MDL을 넘어 남쪽으로 달려오는 모습 Δ북한군 추격조 중 1명이 잠시 MDL을 넘었다 북쪽으로 되돌아 가는 장면 Δ한국군 JSA경비대대장 등 3명이 귀순자를 구조하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당시 북한군 추격조는 남쪽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귀순자의 바로 등 뒤에서 조준사격을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4명의 추격조 중 1명은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사격을 했고, 나머지 3명은 앉거나 서서 조준사격했다. 당시 추격조는 AK 소총과 권총 등으로 40여발을 쏜 것으로 조사됐다. 귀순자는 간발의 차로 추격조에 붙잡이지 않고 MDL을 넘어왔지만 5∼6발의 총상을 입고 우리 측 ‘자유의 집’ 담벼락에 쓰러졌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북한 병사가 귀순한 지난 13일 추격하던 북한 군인들과 증원 병력들이 JSA 북측지역에 집결해 있다. [출처=유엔군사령부]
유엔사는 한국군의 대처를 높이 평가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채드 캐럴 유엔사 공보실장은 “유엔사는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발생한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건을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JSA 경비대대 소속 한국군 대대장의 전략적인 판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시 CCTV 영상에는 귀순자가 MDL을 넘어 온 직후 김일성 친필 기념비 앞에 소총과 방탄모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증원병력 약 10여명이 집결한 장면도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JSA에 주둔하는 우리 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병력을 증원한바 있다. 쓰러져 있는 귀순자를 향해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은 포복으로 다가갔다. TOD 영상에 따르면 경비대대장은 중간에 멈춰 엄호하고 부사관 2명이 귀순자를 끌어냈다.

흑백 화면인 열상감시장면(TOD) 영상 왼쪽에는 흰색으로 표시된 귀순자가 있고, 우리 군 JSA 경비대대 소속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가는 장면이다. 그 뒤 나무사이로 JSA대대장이 엄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유엔군사령부]
유엔사는 북한측의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이날 북한군에 통보했다. 또 북측에 정전협정 위반 방지를 위한 대책 회의를 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마땅한 제재 수단도 없다.

과거 정전협정 위반 사건에서 유엔사는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구하거나 전화 통지문을 보내 항의했다. 하지만 유엔사와 북한군 간 장성급 회담은 2009년 3월 이후 8년여 동안 열리지 않고 있다. 유엔사는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직후에도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사건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북한이 거부해 성사되지 못했다. 게다가 북한이 지난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한 이후 유엔사와 북한군간 판문점 직통전화도 두절 상태다.

이에 따라 유엔사 군정위 요원은 이날 JSA내 MDL 인근에서 조사 결과를 육성으로 낭독했다. 북한군은 이 과정을 모두 녹화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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