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은행권, 현대重 보증 서로 떠넘기기…수주 날아가나

농협은행 RG발급 거부에 채권단 '고심'
다음달까진 RG 발급돼야 수주계약 진행
  • 등록 2016-08-31 오후 4:21:57

    수정 2016-09-01 오전 8:20:58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현대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선박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여부를 놓고 한달 가까이 채권단이 갈등을 빚으면서 최종 계약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만약 다음 달까지 RG를 발급할 은행이 나타나지 않으면 현대중공업의 수주 계약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31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그리스 선사인 알미탱커스로부터 수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지만, 아직 선박 건조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조선사는 은행권으로부터 RG를 발급받아야 선주에게 자금을 받고 건조를 시작할 수 있는데, 아직 채권은행 내 이견이 많아 발급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RG란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서는 보증으로, RG 발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수주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계약에 대한 RG발급은 다음 달까지 완료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조선업계 업황이 악화하고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지자 은행권은 조선사에 대한 금융지원을 줄여왔다. 그러한 상황에서 당국이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계속해 달라”고 압박하면서 주채권은행은 순번을 정해 RG 발급을 이어가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었다. 이에 따라 조선업 여신을 가장 많이 줄인 은행부터 RG 발급을 시작하자는 원칙을 정했고, 첫번째 순서로 NH농협은행이 지목됐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이미 RG 발급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다시 조선업 여신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며 이러한 요청을 거절했다. 실제 농협은행은 지난 상반기(1∼6월) 329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을 냈다.

주 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농협은행에게 4개월간 유예기간을 주고 다른 시중은행부터 RG발급을 시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이 정한 원칙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다음 순번이지만 이미 원칙이 깨진 상황에서 채권은행을 설득하기 어려울뿐더러 4개월 이후 농협은행이 참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농협이 (RG 발급에 대해) 손을 든 상태여서 더 이상 강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신 감소액 기준으로 순번을 정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이제 다른 은행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다른 기준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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