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종사자, 3만4000명 일자리 잃는다

조선 빅3, 해양프로젝트 종료 등으로 3만명 감축
해운, 고강도 구조조정 예상..3000명 실직 우려
연관·후방산업 등에서 실업 도미노 현상 가능성
  • 등록 2016-04-25 오후 6:11:56

    수정 2016-04-25 오후 6:12:59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해운과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3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해운과 조선산업 종사자 26만여명 중 13%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2014년부터 조 단위 적자가 시작된 조선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유동성 위기를 맞아 생존 갈림길에 놓인 해운업계는 자율협약 신청에 따라 적지 않은 인력 효율화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해운, 조선에 이어 철강에 대한 산업 재편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물론 1·2·3차 협력업체들까지 올해 하반기부터 약 3만1000명의 인원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조선산업 종사자 20여만명 가운데 15%에 달하는 수치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오는 6월부터, 삼성중공업(010140)은 9월부터 해양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종료되면서 각각 1만명씩 총 2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3000명 감원을 검토중인 현대중공업(009540)도 총 1만1000명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조선사들이 수주한 뒤 협력업체들과의 계약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계약은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끝나기 때문에 올해 해양플랜트 인도를 잇따라 앞두고 있는 조선 빅3에서 대규모 실업대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후속 수주가 뒤따른다면 새로운 계약이 이뤄져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올들어 해양플랜트 수주는 조선 빅3 모두 ‘제로(0)’다. 선박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척씩 수주한 것에 그칠 정도로 믿기 힘든 수주 가뭄을 겪고 있다.

최근 6년간 국내 조선산업 종사자 수 추이(협력업체 포함, 단위: 명, 자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5만3769명이던 조선업 종사자(협력업체 포함) 숫자는 4년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해 5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1500명의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생산직에서는 연간 1000명 가량 정년퇴직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대졸 공채를 뽑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사들의 일감이 점점 줄어들고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조선기자재 산업 종사자 약 12만명도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현재 조선사간 합병 얘기도 나오고 사업부문간 통폐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구조조정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6만명에 이르는 국내 해운업 종사자 또한 대량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있는 한진해운(117930)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자구 계획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른 인력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원과 해외 주재원을 제외하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직원 수는 작년말 기준 각각 1464명, 1655명이다.

이들 선사는 법정관리를 통해 청산 절차를 밟든지 자율협약에 들어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견뎌내야 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부가 해운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적어도 1개사는 살아남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1500명 정도가 감축 대상이라는 뜻이다.

해운사 규모나 숫자가 줄어든다면 항만이나 선원교육 등 연관산업의 종사자 숫자에도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 소속 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항만, 도선, 예선, 대리점, 선박검사, 선원교육 등 다양한 연관 산업에까지 구조조정 여파가 미칠 수 있다”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조선업에서 3만1000여명, 해운업에서 3000여명 정도가 당장 감축 대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협력업체나 후방산업에서 도미노 현상처럼 일자리 감소가 이어져 실제 감소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선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철강사들은 직원 수가 줄지는 않겠지만 증가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황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며 “일자리가 확대되기는 어렵고 유지하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