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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이날 면담 직전 잡혀 있던 금감원 정례 임원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할 원장이 부재해서다. 이처럼 김 전 원장 낙마로 금감원 업무가 차질을 빚으리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달 새 최종 의사 결정권자가 2명이나 옷 벗는 초유의 일을 겪은 금감원 직원도 허탈함과 혼란스러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개인 페이지에 남긴 글을 통해 “짧은 재임 기간이지만 진행했던 업무의 몇 가지 결과는 머지않은 시간에 국민들께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원장 지시 사항이었던 ‘경영 혁신 태스크포스(TF)’도 해체 없이 가동 중이다. TF 관계자는 “조직 문화와 시스템 개선 등 내부 혁신의 경우 이전 최흥식 원장도 의욕이 많았던 분야”라며 “김 전 원장이 힘을 보태긴 했지만, 원래부터 추진하던 것인 만큼 운영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김 전 원장이 “대부 업체와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던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영업 역시 규제 및 감독 강화라는 큰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으리라고 실무자들은 설명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문제는 국회나 언론에서도 자주 지적하고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현 정부도 강조하는 것이어서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지속해서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업무 대부분은 원장이 의사 결정을 한다”며 “원장이 없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는 없고, 이미 첫발을 뗀 것만 원장 대행 체제 아래서 계속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