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승부사 김남구, `한국판 노무라` 꿈꾼다

한국금융지주,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 확정..亞 메이저 노려
10년전 한투증권 인수로 단숨에 업계 1위 도약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참여..종합 금융지주로
  • 등록 2015-10-29 오후 4:25:27

    수정 2015-10-29 오후 4:25:27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신중하지만 필요할 때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승부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KDB대우증권(006800)을 품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랜 시간 고심한 결과인 만큼 이번 결정이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29일 이사회에서 다음달 2일 열리는 대우증권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결론 내렸다. 인수 주체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미 한투증권이라는 대형 증권사를 품고 있지만, 또 다른 대형사인 대우증권을 사들임으로써 명실상부 국내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총 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26조4000억원과 자기자본 3조3000억원이다. 여기에 대우증권의 자산 34조6000억원과 자본 4조3000억원이 더해진다면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된다. 직원만 해도 5000명이 넘게 된다. 대우증권의 총 임직원 숫자는 3060명이고, 한국투자증권은 2445명이다.

국내 1위 증권사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 정도 규모라면 세계 투자은행(IB)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에 대형 투자은행(IB)의 자격을 인정하고 있지만 글로벌 IB들과의 덩치 격차가 커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IB라 보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두 증권사가 몸을 합치면 자기자본 7조원 규모의 ‘한국판 노무라’가 탄생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사실 인수·합병(M&A)으로 일군 금융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8년 동원산업이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업에 진출하게 된 것. 한신증권은 이후 동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5년 (옛)한국투자증권을 M&A하며 지금의 한국투자증권이 됐다. 동원증권이 (옛)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우려했지만 김 부회장의 과감한 베팅은 눈부신 성과를 이끌어냈다. 당시 업계 10위권을 장담할 수 없었던 동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순이익 1위 증권사로 성장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의 금융사들을 고르게 거느리고 있다. 해외 계열사까지 더한 총 계열사 숫자는 23개다.

이렇게 알짜배기 금융사들이 줄줄이 있지만 몸집을 더욱 키우겠다는 김 부회장의 의지는 강하다. 지난 2012년에는 우리은행 인수에도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었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당시 김 부회장은 “저축은행 경영으로 열심히 경험을 쌓을 것”이라면서 꿈을 접은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런 김 부회장의 도전정신에는 1991년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동원산업에서의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뜻을 이어 김 부회장은 대학 졸업 후 동원산업에 신입으로 입사했다. 입사 직후 참치잡이 배에서 중노동을 하며 4개월을 보낸 일화는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최근 다음카카오(035720)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인수가격이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증권 인수까지 하며 승부사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국내 최대 금융사로의 꿈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련기사 ◀
☞대우證 인수전 뛰어든 한국금융지주…인수여력 어떨까
☞대우證 노조 “한투·신한·NH·현대 노조와 입찰반대 연대투쟁”
☞KDB대우證 용산지점, 용산 중심상권으로 이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