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없어서 구조조정 못했나…본질은 지배구조"

보수·진보측 "오너 저항이 구조조정 걸림돌" 한목소리
  • 등록 2016-03-08 오후 5:02:29

    수정 2016-03-08 오후 5:02:29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오너들은 위기가 턱밑까지 차올라도 조금 더 지원해주면 살 수 있다고 저항한다.” “원샷법이 통과되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도 재입법됐는데 이제는 무슨 핑계를 댈 것인가.”

보수와 진보가 머리를 맞댄 토론회에서 기업 부실의 근본 문제는 법 제도 미비가 아닌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선제적 구조조정 시기를 놓인 오너에는 불이익을 줘야 하고 기업 부실을 방조한 당국과 정책금융기관에도 엄중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과 경제개혁연구소(이사장 장하성)·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가 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부실기업 실태와 구조조정 방안 토론회에서 보수쪽 발제자로 나선 김영욱 한국금융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우리나라에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잘 안되는 이유는 정부 정치권 채권단 오너 노조 등 시어머니가 많기 때문”이라며 “그중 오너가 가장 크게 저항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오너는 위기가 턱밑까지 차올라도 조금 더 지원해주면 살 수 있다고 한다. 재무개선 약정을 맺고 나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오너에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어도 구조조정 문제에 관해선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기본원칙에 충실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필요시 채권단 면책증서 등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한다”고도 했다.

진보쪽 발제자로 나선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부실 원인을 단순한 주력업종 쇠퇴나 글로벌 경기 침체만으로 보긴 곤란하다”며 “창의적 제품 개발과 유기적 산업생태계 구축보다는 손쉬운 돈벌이와 사업기회 편취 등 총수일가의 사적 편익·승계에 치중하며 실기한 비용이 이제서야 본격 청구되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동안 원샷법이 없어서 구조조정이 잘 안된 것인지 의문이 많다”면서 “기존 법을 이용해서도 얼마든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계열사간 출자구조 때문에 대기업 구조조정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부실을 방조한 감독당국과 정책금융기관, 특수관계인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고용 충격 등에 대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도 대체적으로 이러한 점에 공감했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채권단이 기업 정상화를 추진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대주주”라며 “전문경영인이 있는 곳에 비해 오너기업은 더욱 구조조정이 어렵다. 내부적으로 정확한 실태보고를 하지 않아 정상화되지 못할 상태에 도달해서야 구조조정에 동의한다”고 지적했다.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배구조 경영권 프리미엄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문제가 생기면 사회적 비용으로 처리한다”며 “경영실패로 인한 기업실패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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