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병신년(丙申年) 첫번째 랜드마크 딜로 꼽힐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는 투자은행(IB)업계를 배제하고 극소수 인력만 참여한 딜로 극비리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재차 이목을 끌고 있다. 피인수 기업인 로엔이 상장사인 만큼 주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이 거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극소수 인력들만 의사결정에 참여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1조8700억원 규모의 메가 딜이 이렇게 추진된 배경에는 카카오의 자금조달 능력도 한 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로엔 지분 76.4%를 1조8742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카카오는 현물출자로 조달하는 7543억원을 제외한 1조1198억원을 다음달 29일까지 현금으로 납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기업어음(CP) 3000억원, 인수금융 4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000억원 안팎은 자체 보유 현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말 현재 현금 1454억원, 단기금융상품 2376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실제 올해 주선 실적을 좌우할 규모의 메가 딜인 만큼 인수금융 주선 기관들은 카카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금융기관들의 경쟁과 카카오의 재무상태 등을 감안하면 이들의 기대 수익률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수금융 주선사 한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카카오 인수금융은 별다른 기대를 하기 어렵지만 랜드마크 딜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식이나 계획에 대해 구상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