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왜 아무 잘못 없으면서 '죄송하다'고 했을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구하라 지지 선언
  • 등록 2018-10-04 오후 2:36:09

    수정 2018-10-04 오후 2:36:0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남자친구의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폭로한 걸그룹 출신 구하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벤지 포르노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뜻한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연예인 구하라 씨가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 피해를 경험한 사실이 보도됐다. 가해자 최모씨는 구씨가 업무 때문에 관계자와 함께 식사했다는 이유로 구씨에게 데이트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폭로의 끝은 결국 유포 협박이라는 사이버성폭력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구하라는 이날 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쌍방폭행이 있었던 지난달 13일, 최씨가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며 과거 둘이 촬영한 영상을 보내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센터는 “유포 협박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조종하기 위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단순 협박과 달리 성폭력으로 봐야 한다”며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다. 신고하는 순간 유포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씨는 자신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도 자신은 협박으로 들어가도 된다며 (협박으로 신고하면 영상을) 올려버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룹 카라 출신인 구하라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센터는 이어 “구씨는 최씨에 의해 억울하게 일방적인 폭행 가해자로 몰렸지만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 과거의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들을 봤을 때, 한 번 영상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상을 내려받고 시청하면서 가해에 동참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씨가 느꼈을 두려움을 생각해달라. 처음 폭행 사건으로 보도가 나갔을 때, 왜 그가 아무 잘못이 없으면서도 ‘제 잘못 안다. 이유를 막론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까”라며 “가해자 최씨는 오히려 구씨가 자신을 명예훼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센터는 “구씨는 죄송할 필요없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없다. 성폭력 가해자 때문”이라며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구하라는 지난달 27일 A씨를 강요, 협박,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고소했다. 구하라는 당시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에 출석해 추가로 고소하는 내용에 관해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이 내용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구하라와 A씨는 지난달 13일 새벽 논현동의 한 빌라에서 쌍방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다음은 구하라 남자친구 ‘리벤지 포르노’ 사건과 관련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입장 전문이다.

연예인 구씨가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 피해를 경험한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가해자 최모씨는 구씨가 업무 때문에 관계자와 함께 식사했다는 이유로 구씨에게 데이트폭력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폭력의 끝은 결국 유포 협박이라는 사이버 성폭력이었습니다.

유포협박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조종하기 위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단순 협박과 달리 성폭력으로 봐야 합니다. 영상이 유포되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성관계를 했어도 여자의 인생만이 크게 망가질 것을 아는 남성 가해자가 불평등한 성별 위계를 이용해 저지르는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유포협박을 당하는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하기 어렵습니다. 신고하는 순간 유포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해자 최씨는 자신의 행위가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말을 듣고도 자신은 협박으로 들어가도 된다며, (협박으로 신고하면) 올려버리겠다는 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가해자 주제에 “나는 협박범으로 들어가도 상관없다(여자에게는 더 큰 타격과 고통을 줄 수 있으니까)”라는 당당한 태도로 나오는데도 피해자는 어디에 말도 못 하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구씨는 최씨에 의해 억울하게 일방적인 폭행 가해자로 몰렸지만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연예인 성관계 유출 사건들을 보았을 때, 한 번 영상이 올라가면 사람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영상을 다운받고 시청하면서 가해에 동참하곤 했습니다. 구씨가 느꼈을 두려움을 생각해 주십시오. 처음 폭행 사건으로 보도가 나갔을 때, 왜 그가 아무 잘못이 없으면서도 “제 잘못 안다, 이유를 막론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까요.

구씨: “더이상 반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를 자극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동영상을 갖고 있으니까. 변호사를 통해 일을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최씨는 오히려 구씨가 자신을 명예훼손한 것이라 주장했다고 합니다.

구씨: “그는 동영상으로 저를 협박했습니다. 여자 연예인에게,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요? 제가 낸 상처는 인정합니다. 처벌을 받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준 또 다른 상처는요? 그는 협박범입니다.”

구씨는 죄송할 필요 없습니다. 없는 잘못까지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성폭력 가해자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은 모두가 구씨를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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