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선 이용수·정의연 "소녀상은 할머니 한과 슬픔…철거 안 돼"

이용수 할머니, 14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이 할머니 “세계 양심수도 베를린…소녀상 철거 안 돼”
정의기억연대 참여…주한독일대사관에 철거 철회 촉구
  • 등록 2020-10-14 오후 4:01:46

    수정 2020-10-14 오후 4:01:4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독일 베를린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의 철거 명령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설치된 해당 소녀상은 일본 측 요구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가 현재는 철거가 보류된 상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 할머니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은 일본과 같이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 국가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앞장선 나라”라며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부를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철거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이 할머니는 소녀상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면서 소녀상이 절대 철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소녀상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과 슬픔, 후세 교육의 심장”이라면서 “세계 역사와 인권 문제 해결의 상징인 소녀상을 철거하자는 주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소녀상엔 여러 할머니가 계시고,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 (피해자들을 상징한다)”라면서 “일본에도 소녀상이 꽉 찰 정도로 있지만, 그들은 죄가 있어서 소녀상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재차 요구했다.

이 자리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함께했는데, 이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뒤 이 할머니와 정의연 측이 공개석상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가 발언하는 동안 눈을 마주치면서 발언을 돕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일부 유튜버들이 기자회견 중 이 할머니를 향해 ‘그동안 수요집회를 공격하셨는데, 사과 말씀하신 적이 있느냐’, ‘친일·매국 세력에게 이용당했다는 비판적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을 쏟아내자 이 할머니는 “답할 수도 없고, 모르는 일”이라면서 “나머지는 법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사장도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라고 답했다.

이 할머니 등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곧바로 주한독일대사관으로 이동해 대사관 측에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문을 전달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주한독일대사관에 전달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 촉구 친필 성명문’ (사진=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독일 내 민간단체인 코리아협의회가 지난달 28일 베를린시 미테구(區) 측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소녀상이 철거 위기에 놓인 것을 항의하고자 열렸다. 미테구 측은 지난 7일 “국가 간 역사적인 문제에서 한쪽에 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14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로 소녀상을 뜯어내겠다고 코리아협의회에 통보했다.

이 같은 철거 명령에 코리아협의회는 12일(현지시간) 철거 명령 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베를린 행정법원에 냈다. 지난 13일엔 미테구에선 250여명이 모여 소녀상 철거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열기도 했다. 각계의 비판 목소리에 미테구 측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소녀상 철거를 보류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