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 실패했지만…”, 뷰티공룡 ‘세포라’ 현지화 무기로 韓공략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사진=세포라코리아)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일본에서는 실패했지만 한국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국내 뷰티 트렌드 선도할 것.”

김동주(여·46) 세포라 코리아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강남 파르나스몰 ‘세포라’에서 열린 매장 프리뷰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지화한 제품과 뷰티 트렌드, 온·오프라인 동시 론칭을 통한 ‘옴니채널’ 구축, 해외 독점 브랜드와 뷰티 어드바이저,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 등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 국내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포부다.

세포라=놀이공간, 체험형 매장 승부수

세포라는 ‘화장품 편집숍’의 원조로 1970년 프랑스에서 도미니크 맨도너드가 설립, 운영했다. 이후 1997년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인수, 현재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등 세계 34개국에서 2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는 2005년 중국에 첫발을 내딛고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 35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세포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점.(사진=세포라코리아)

국내 1호점은 삼성동 파르나스몰점이다. 매장 규모는 547㎡(약 165평)다. 매장 내에는 타르트, 후다 뷰티,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조이바 등 30여 개에 이르는 해외 독점 브랜드와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까지 3개의 국내 독점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또 세포라 자체 개발 브랜드인 ‘세포라 컬렉션’은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 바디와 헤어를 포함한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은 철저하게 체험중심형으로 꾸몄다. 매장 가운데는 ‘뷰티 스튜디오’를 구축, 고객이 자유롭게 메이크업을 하거나 화장품 샘플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고가 화장품인 ‘겔랑’ 제품도 마음껏 샘플 체험이 가능하다. 멤버십 회원으로 1년간 누적 18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 한해서는 45분간 전문성을 갖춘 뷰티 어드바이저에게 풀 메이크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메이크업 유료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세포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점 내부 전경.(사진=세포라코리아)

이 밖에도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15분간 무료로 제공하는 메이크 오버 서비스인 ‘뷰티 플레이’,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해주는 피부상태 측정 서비스 ‘스킨 크레더블’, 전문적인 헤어 스타일링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직원이 최신 헤어 기기들을 활용해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 및 헤어 스타일링 체험 서비스인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바’까지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마련해 놨다.

세포라는 파르나스몰점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호점인 명동 롯데영플라자점, 3호점 신촌 현대유플렉스점을 포함, 내년까지 서울 내 7개 매장을 내고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우선 오픈할 계획이다.

김동주 대표이사는 “3개월에 한 번씩 독점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며 지금까지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도 독점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세포라는 고객이 편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이며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뷰티업계 ‘체험형 콘텐츠’로 대응 나서

세포라의 국내 진출을 두고 국내 뷰티업계는 체험형 매장 확대로 발 빠른 대응을 하는 분위기다.

먼저 ‘코덕(화장품+덕후)들의 놀이터’라는 대명사를 얻은 시코르는 메이크업 셀프바는 물론 두피 케어 서비스, 화장품 자판기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또 남성 그루밍족을 위한 맨케어존 등 카테고리 별로 특화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서는 매장 내에 카페를 입점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용 셀카를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길거리를 확대하고 있다.

올리브영 명동 본점을 방문한 고객이 피부 측정 서비스를 받고 있다.(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새롭고 트렌디한 상품 도입과 상권별 상품기획(MD) 최적화, 체험 콘텐츠 강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온라인몰에서는 편의 서비스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상권별 맞춤형 매장은 이를테면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20~30대 고객 비중과 색조 수요가 높은 것을 고려해 색조 화장품을 1층에 전면 비치한 지역 맞춤형 매장이다. 또한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K뷰티 대표 제품인 마스크팩, 기초 화장품만으로 1층을 가득 채웠다.

업계 관계자 “세포라는 뷰티 편집숍의 개념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브랜드로 국내에서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나갈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세포라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