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국가 통제, 왕자 호동의 고뇌로 풀어낸 무용극"

[국립무용단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제작발표회]
창단 60주년 맞아 ''왕자 호동'' 설화 새롭게 해석
뮤지컬 대표 창작진 이지나 연출·이셋 음악감독 참여
"호동의 내면, 상징적 표현으로…서사와 함께 전달"
  • 등록 2022-10-11 오후 5:30:20

    수정 2022-10-11 오후 5:30:2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호동 왕자가 18세에 자결한 이유를 고민하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며 사회적 통제 속에서 개인의 자유 의지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물어진 것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평화를 꿈꿨던 호동이 어떻게 집단에 의해 내면이 피폐해졌는지를 무용극으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이지나 연출)

국립무용단이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아 ‘왕자 호동’ 설화를 새롭게 해석한 신작 무용극 ‘2022 무용극 호동’을 선보인다. 뮤지컬계 대표 창작진인 이지나 연출, 이셋(김성수) 음악감독이 참여하는 작품으로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제작발표회에서 단원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이지나 연출은 1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무용극인 만큼 왕자 호동의 이야기를 어떻게 극적으로 만들지를 먼저 고민했다”며 “상징적인 표현을 중심으로 호동의 인생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을 8장으로 구성해 극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왕자 호동’ 설화는 고구려 3대 국앙 대무신왕의 맏아들인 호동 왕자와 이웃나라 낙랑국의 낙랑공주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무용극은 두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호동 왕자를 비극으로 몰아간 국가와 개인의 대립에 집중하며 호동 왕자의 내면 묘사에 초점을 맞췄다. ‘왕자 호동’ 설화에서 빠질 수 없는 자명고 또한 낙랑국의 위험을 알린 ‘북’이 아닌 각자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감정의 위태로움을 경고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

이지나 연출은 같은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바람의 나라’를 작업한 적이 있다. 그는 “‘바람의 나라’에서 풀고자 한 것은 호동의 평화로운 세계관과 아버지 대무신왕의 영토 확장의 갈등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선 집단, 더 나아가 국가의 탄생에서 소멸하게 되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제작발표회에서 단원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무용극은 서사 구조를 춤으로 표현한 것으로 국립무용단을 대표하는 장르다.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인 한국무용가 송범(1926~2007)이 무용극의 개념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 또한 창단 60주년을 기념해 송범이 발표했던 무용극 ‘왕자 호동’(1974년), ‘그 하늘 그 북소리’(1990년)를 계승하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무용극은 우리나라만 가진 독특한 형식으로 의미가 있다”며 “무용극 또한 시대에 맞게끔 현대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무용극의 현대화를 위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OST 등에 참여한 이셋 음악감독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이셋 음악감독은 “작품 속에서 국가를 표현하는 장면에선 기존 악기를 사용하고, 개개인의 서사를 보여줄 때는 전자악기를 사용했다”며 “탁자 같은 것을 국악기처럼 연주해보기도 하고, 개인을 표현하기 위해 불규칙한 박자도 이용해 텍스트에 기대지 않은 음악으로 관객의 이성을 자극하고자 한다”고 음악 작업의 방향을 설명했다.

상징적인 표현을 내세웠지만 ‘2022 무용극 호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야기의 전달”이다. 이지나 연출은 “상징적인 장면이 많지만 서사 전달을 위한 고민도 많이 했다”며 “객원으로 참여하는 배우 지현준의 대사와 자막으로 스토리를 이해시키면서 이셋 음악감독의 미래적인 음악이 잘 시너지를 이루러 극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안무는 국립무용단 단원 정소연, 송지영, 송설이 맡았다. 정소연은 “한국 춤은 즉흥적인데다 맺고 풀어지는 동작은 있어도 단절되는 동작은 없어 강한 장면을 표현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떻게 무대에서 춤으로 발현될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제작발표회에서 안무를 맡은 단원 송설(왼쪽부터), 정소연, 이지나 연출, 손인영 예술감독, 이셋(김성수) 음악감독, 단원 송지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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