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기업들, '돈 되는' 미래사업에 역량 집중한다

짙어지는 R의 공포…빨리지는 '미래 먹거리' 행보
전문가들 "급작스러운 사업재편은 리스크" 지적도
  • 등록 2022-08-03 오후 6:24:11

    수정 2022-08-03 오후 9:10:35

[이데일리 이준기 함정선 기자] “이달 중순 그룹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이천포럼을 앞두고 그룹 내 분위기는 엄중함 그 자체입니다.” (SK그룹 관계자)

SK그룹 각 계열사는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지금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 기업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최태원 회장의 당부 이후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확대경영회의 직후 소재·화학 기업인 SKC는 솔루션·ESG 소재 산업에 집중하기 위해 필름사업을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SK가스는 신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최 회장 역시 이천포럼을 앞두고 최근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에 그룹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빅피처를 제시하면서 향후 큰 폭의 사업재편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3일 재계에 따르면 SK를 비롯한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의 사업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려면 일단 버릴 건 버리고 확실히 ‘돈이 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산업계의 ‘새판 짜기’가 본격화한 셈이다.

LG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프리미엄 TV 시장을 겨냥해 고부가가치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키로 했다. 지난해 휴대전화 사업 철수에 이어 올 6월 태양광 패널 생산·판매도 완전히 접은 대신 게임 모니터, 호텔 TV 등 하이엔드 중심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쪽으로 경영방향을 다시 잡았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1세대 파운드리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3년 내 파운드리 사업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마무리한 키운드리 인수를 계기로 파운드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한화그룹은 방산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사업재편을 단행했으며 포스코그룹은 에너지 사업 집중을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키로 했다. 코오롱글로벌과 이랜드리테일은 각각 자동차-건설·상사부문을, 하이퍼마켓-패션분야를 분할하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새판 짜기는 인력 조정 등 민감한 사안이 이어지는 만큼 저항이 비교적 적은 위기 상황에서 주로 나온다”며 “기업 입장에선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너무 급작스러운 사업재편은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다”며 “검증되지 않고 내재화하지 않은 사업의 경우 서서히 재편이 이뤄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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