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키로 결정하면서 소재와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SDI도 2차 전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소재 경쟁력이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실현을 위해서는 소재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 등 핵심 신규사업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전 영역에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합병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었다.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하는 7월 1일 이후부터는 제일모직의 사업은 삼성SDI 내에 소재 사업부(가칭)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소형 2차전지 등 크게 4개의 사업영역으로 이뤄진 삼성SDI는 앞으로 소재 사업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게 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부품 전문기업과 소재 전문기업 간의 강점이 합해져 회사 전 부문에서 매우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 솔루션(초경량 소재 + 배터리)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도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신규사업 추진 기반을 강화하고 국내외 중복 거점 및 기능을 통합하는 등 자원 운영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는 ‘소재(제일모직)-부품(삼성SDI)-완제품(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가 삼성물산(7.18%), 삼성엔지니어링(제일모직이 13.10%로 최대 주주)의 최대주주로 자리잡게 되면서 삼성전자가 건설사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됐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5조146억 원, 4조4111억 원으로 약 9조5000억 원의 매출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삼성그룹 계열사(금융 계열사 제외, 2013년 매출 기준)가운데 삼성전자(005930)(228조69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29조4787억 원), 삼성물산(000830)(28조4334억 원), 삼성중공업(010140)(14조8345억 원), 삼성엔지니어링(028050)(9조8063억 원)에 이어 6위에 해당된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계열사간 사업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의 사업조정 사례를 보면 업의 본질을 살리고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건설, 석유화학, 금융 부문등의 사업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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