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잭팟' 터뜨린 朴대통령, 사우디 달래기 '숙제'

  • 등록 2016-05-02 오후 5:18:06

    수정 2016-05-02 오후 5:18:06

[테헤란(이란)=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對)이란 시장공략 ‘잭팟’이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을 ‘제2의 중동 붐’의 중심축으로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란과 숙적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와의 외교관계 재설정이라는 숙제도 떠안게 됐다.

박 대통령은 2일 오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이란의 ‘벨라야트 이 파키르’(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만나 북핵(北核) 등 한반도 정세는 물론 경제, 외교의 큰 틀을 논의한다. 하메네이가 이란 내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수호위원회 위원 12명 중 6명을 지명하며 대통령 인준해임권, 사법부의 수장과 군사령관, 국영 언론사 사장 임명권 등을 행사하는 명실상부한 1인자인 만큼 그와의 면담 자체만으로도 중동 외교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슬람권의 종주국을 자처하며 중동의 양대 맹주로 군림하는 이란과 사우디는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 이후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도 치열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놓고 사우디가 고운 시선을 보낼리 없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사우디와 이란 간의 관계를 충분히 유념하고 있으며, 이익의 균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외교적 방안을 강구 중”(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라고 설명했지만, 대(對)사우디 외교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이란과 관계개선에 나선 미국의 버락 오마바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당시 냉랭해진 양국 관계의 단면이 그대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한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사우디는 우리의 제1위 원유 수입국이자 주요 교역 대상국이다. 교역량으로만 따지더라도 이란의 3배에 달한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중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사우디의 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국이 독자 개발한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 2기를 사우디에 수출하는 등 양국 간 경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사우디는 박근혜정부의 경제 아이콘인 창조경제의 비전과 정책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가 사우디를 찾는 등의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을 달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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