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조원태, 이명희·조현민 업고 조현아와 맞대결

조원태 중심 현 한진그룹 전문경영인 체제 지지
"조현아 안타까워..가족 일원으로 힘 합칠 것"
쪼개진 한진家…3월 한진칼 주총 박빙 표대결
국민연금 및 소액주주 표심에 경영권 향배 촉각
  • 등록 2020-02-04 오후 3:47:53

    수정 2020-02-04 오후 3:54:24

조원태(왼쪽부터)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사진=한진그룹·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캐스팅 보트’를 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얻으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한고비를 넘었다.

조 회장은 외부세력과 손을 잡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박빙의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그룹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작년 12년 23일 “공동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조 회장에게 처음으로 ‘반기’를 들고 지난달 31일 외부세력과 연대해 ‘조원태 퇴진’에 나선 일이 알려진 후 이 고문과 조 전무가 특정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들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분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가족과 화합해 사이좋게 이끌라”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진칼 지분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이로써 외부세력과 연대한 조 전 부사장의 반격으로 경영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던 조 회장은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지지를 얻으면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하게 된 것은 전문경영인 제도가 구축되면 총수일가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판단과 창업주부터 시작해 70년 이상 일궈온 한진그룹을 외부세력에 내어줄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작년 12월 25일 성탄절에 모자간의 말다툼 등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같은 달 30일 공동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님의 유훈을 지켜 나가겠다”며 사태를 수습했다.

다음 달 한진칼 주주총회는 박빙의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32.06%(의결권 유효지분 31.98%)다.

조 회장의 지분은 6.52%로,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가 우군으로 합류하면서 조 회장은 일단 특수관계인(4.15%)을 포함한 지분 22.4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로 분류된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까지 합하면 33.45%가 된다.

현재 ‘반(反) 조원태 연합군’에 1%포인트가량 근소한 차이로 앞서지만,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3.45%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 등의 표심이 미지수여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전세기가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땅콩 회항’으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큰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우한 전세기’에 직접 탑승하며 솔선수범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한진그룹 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소액주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추가 지분 확보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관건은 양측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 달렸다. 앞서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은 한진칼 공동 주식보유 계약 체결을 통해 “전문 경영인 체제와 이사회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간 소외된 일반주주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 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경영 비전은 물론 배당 성향 확대를 비롯한 주주 친화 정책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주총 전자투표 도입 등의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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