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은 내게 정치 아닌 현실"…멸공 논란에 입 연 정용진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잇단 멸공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0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업하는 집에 태어났으니 사업가로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하지 말라”고 적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정 부회장은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다.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머라(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는 일을 당해봤냐”면서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사업하는 집에서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라며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 마시라”고 밝혔다.

그는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갓끈을 어디서 매야 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 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 함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신문 기사와 함께 ‘멸공’ 해시태그를 담은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마트 매장을 찾아 멸치와 콩을 구입하고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잇따라 멸치와 콩 관련 사진을 올리며 정치권에서도 ‘멸공’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