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8월 기업공개(IPO)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HK이노엔(195940)도 상장 이틀까지 밋밋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공모주 투자를 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쯤에서 수익을 실현해야 할 지, 조금 더 기대해봐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HK이노엔의 주가 추이가 투자자 눈높이보다 낮을 수 있겠지만 장기 투자를 하기엔 부족하지 않은 종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0일 HK이노엔(195940)은 전 거래일보다 1.75%(1200원) 내린 6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가 5만9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 14.1% 오른 셈이다.
공모가 대비 나쁘지 않은 상승률이지만 투자자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HK이노엔은 상장 과정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으며 IPO 슈퍼위크에 ‘숨은 강자’라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 상대 수요예측 경쟁률은 1871대1로 코스닥 공모주들 가운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모가도 회사가 제시했던 희망 밴드(5만~5만9000원) 최상단에서 결정됐다. 이후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경쟁률 388.90대 1을 기록, 일반 청약증거금이 29조원 이상 몰렸다. 그러다 보니 청약을 한 개미들 사이 상장 후 ‘따상’ 혹은 시초가 대비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증권가는 실망하기엔 이르다고 평가한다. 바이오 종목 특성상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은 사실이더라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HK이노엔은 영업이익률은 6.6%에 불과했지만 2020년 14.5%로 2배 이상 상승했다. 게다가 수익성 개선의 핵심인 케이캡의 원료의약품을 작년까지는 전량 수입했지만 올해부터 대소공장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다.
세포치료제라는 차기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박재경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CAR-T), NK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은 파트너회사인 글리코스템에서 이미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라며 “임상 데이터 확보 후 국내 임상을 진행해 2024년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리서치팀장은 “최근 5년간 상장한 기업 328개 중 첫날 ‘따상’에 간 종목 29개 중 15개 종목이 공모가 기준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라면서 “상장일 기준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인 대형급 ‘HK이노엔’으로선 향후 주가 추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종합제약사이기도 하지만 숙취해소제나 기능성 음료 등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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