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잔디(가명)씨가 20일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라는 책을 출간한 가운데, 김씨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사건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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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저서의 출간을 알리면서 2020년 5월 12일 김씨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김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게 된 일련의 과정에 대해 후일담을 전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날 김씨는 2020년 4월 회식 자리에서 동료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처음 털어놨다. 당시 김씨는 가해자가 조직 내에서 범행에 대해 축소 언급한 것과 조직에 가해자를 제대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전보 발령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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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김 변호사는 2020년 5월 26일 김씨를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는 “박 시장과 관련한 자세한 피해 사실들을 들었다. 최대한 방어적으로 법리검토를 해도 언어적 방법에 의한 성희롱, 시각적 방법에 의한 성희롱, 육체적 접촉에 의한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들이었다”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천만 서울시민의 대표인데, 차기 대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는 사람인데, 아니 그런 것 다 떠나서 여성 인권 관련 스피커 역할을 해 왔던 그에 대한 내 인식에 균열이 왔다”라며 “박 시장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박 시장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천만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대권 주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천만 시민을 대표할 자격도 없는 사람 같다는 말을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소송을 대리해 달라며 소송 대리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사건 성격상 사선으로 하는 것보다는 무료구조 신청을 해서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나는 변호사로서 그녀를 법률구조하게 되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