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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이하 현지시간)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류 부총리가 미국 정부의 초청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번 류 부총리의 방미는 이달 3~4일 미국 협상단의 베이징 방문의 연장선상이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해 이틀간 중국을 방문했지만 양측은 이견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미·중 무역갈등이 다소 해결될 기미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제가 된 중국 기업 ZTE에 대한 제재를 풀 수 있다는 의견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기며 양국의 갈등은 서서히 누그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ZTE(중싱)이 미국의 규제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업무 정상화를 위해 시 주석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상무부에 이미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도 했다.
중국은 이 같은 미국의 기류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이 ZTE를 시작으로 중국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제조 2025’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반발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즉각 미국 기업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NXP 인수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류 부총리의 방미 기간 중국도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번에 중국 대표단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금융, 서비스, 기술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경우 지난달 발표했던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규제 장벽을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대북문제에 있어 미국과 협조를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북한문자의 핵심 당사자로 파악하고,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완화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쉬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이 같은 분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미·중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ZTE 규제 완화를 두고도 미국 행정부의 의견도 갈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ZTE 문제를 트위터를 통해 언급한 것에 대해 행정부 내 많은 관계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전하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인 논의도 마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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