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모든 것이 오른다’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공포감이 금융시장을 덮쳤다. 미국 뉴욕증시에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주저앉았다. 작년 낮은 물가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2분기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시장을 짓누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고평가된 성장주가 조정을 받으며 증시가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은 10일 기준, 나머지는 11일 기준(출처: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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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 지수는 하루만에 1.23%(39.87포인트) 하락한 3209.43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무려 2조2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2월 26일(2조8000억원) 매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순매도다. 코스닥 지수도 1.43%(14.19포인트) 떨어졌다.
일본 니케이, 대만 가권지수가 3%대 급락했고 홍콩항셍지수도 2%대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40% 상승)를 제외한 아시아 증시 전반이 주저앉았다. 간밤(10일 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가 2.55% 하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04% 떨어지는 등 3대 뉴욕지수를 끌어내린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시아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빅스 지수(VIX·시카고옵션거래소변동성지수)도 단 하루 만에 18% 가까이 급등해 19.66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예상하고 있다. 만일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 증시는 데 시장 전망치 대비 더 높을 경우 증시는 한 차례 더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 고평가 논쟁이 뜨거운 성장주가 먼저 가격 조정 타깃이 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 가까이 급락한 것도 같은 이유다.
연초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졌을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채권 시장은 안정된 모습이지만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6%대로 소폭 올라섰다.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금리도 2.139%에 거래돼 3월 18일(2.150%) 이후 두 달래 최고 수준이다.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5.8원 올라 1120원에 육박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는 2분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작년 4월(0.3%), 5월(0.1%), 6월(0.6%) 모두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고 우리나라도 작년 4월 0.1%, 5월 마이너스(-) 0.3%, 6월엔 0% 등 제로수준 물가를 유지했다. 경기회복과 기저효과가 맞물려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채권 시장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망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아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반면 주식 시장은 과열 우려가 나오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