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릉' 운영 메쉬코리아 투자유치 빨간불?…수백억원대 고금리 대출

창업자·사내이사 지분 20% 담보로 브릿지론
금리만 연 12~15%에 400억원 언저리로 알려져
수익성과 경쟁력 약화에 펀딩 성공 가능성 ''글쎄''
해외 펀딩 못하면 경영진 지분 금융권에 넘어갈 수도
  • 등록 2022-04-19 오후 5:10:11

    수정 2022-04-19 오후 5:10:11

[이데일리 김예린 김연지 기자] 이륜차 물류대행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올 초 제2금융권으로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브릿지론 대출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 주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승인해달라는 내용의 안내서를 보낸 지 약 2개월 만에 동의를 받아내고 진행한 것이다.

(사진=메쉬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올해 1~2월 사이 제2금융권으로부터 연 12~15% 수준의 중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창업자 유정범 총괄대표 보유주식 100만1341주(14.82%)와 공동 창업멤버 김형설 부사장 보유주식 41만7800주(6.18%)를 담보로 대출한 브릿지론 형태다. 대출 규모는 300억~4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출에 나선 것은 유동성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가 주주들에게 보낸 안내서에 담긴 자금 현황을 보면,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보유자산은 11월 191억원에서 12월 1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매달 70억원의 자금이 고정비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올해 1월 58억원 적자에 이어 2월과 3월에도 각각 17억원, 90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주식담보대출 목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펀딩 성공을 위해 단기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네이버와 GS리테일, 현대자동차, KB인베스트먼트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주주들로부터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브릿지론 대출에 나선 것은 기존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M&A 등 신사업을 위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어도, 기존 주주들이 추가로 투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신뢰를 이미 잃었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대출을 받았음에도 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메쉬코리아의 대출 기간은 6~12개월로, 매월 7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간다고 가정하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최대 7~8월까지다. 그전까지 해외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현금을 모두 소진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유정범 대표와 김형설 부사장의 지분도 금융권으로 넘어가게 된다.

현재 배달대행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68억 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불어났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배달 건수가 업계 4위 이하로 떨어졌고, 사륜차 물류사업도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며 “실제 돈이 하나도 없거나, 해외 펀딩을 위해서라도 재무구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대출을 한 모양새인데 투자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IB 업계 중론이다. IT 기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 대부분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낮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이 턱 없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에도) 일부 사모펀드는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비롯한 세부 조건에 걸리는 점이 아직도 존재해 업계 내 평가가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브릿지론 이후 메쉬코리아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B증권 PE부서가 1000억원 내외의 투자를 검토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메쉬코리아 기업가치에 대한 의심어린 시선이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브릿지론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치고 나가는 동종업계 경쟁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메쉬코리아가 가진 잠재력과 차별성이 생각만큼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투자사들이 문제 삼았던 높은 밸류에이션과 회사 내실 이슈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며 “특히 현재는 밸류에이션 오버슈팅에 대한 우려가 속속 제기되는 시기인 만큼, 투자사들이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쉬코리아 측은 고금리 대출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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