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망 관리 ‘구멍’…요소수 품귀 대란 ‘부채질’

“미·중 무역갈등 연장 선상인데”…안이한 대처에 ‘예견된 사태’
“수급난 해결할 묘책 없어”…‘플랜B·수입처 다변화’ 노력 미흡
위드 코로나 경기회복·수출 확대 지속에 ‘찬물’ 끼얹을 수 있어
  • 등록 2021-11-03 오후 4:36:08

    수정 2021-11-04 오전 9:20:14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경유 차량에 주입하는 ‘요소수’ 품귀 대란을 둘러싸고 정부의 늦장대처와 공급망 관리 허술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안보에 구멍이 뚫린 셈인데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한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요소, 암모니아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 이 중 70%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서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처를 내리면서 요소 수입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지만 타개할 묘수를 찾지 못했다. 3일에도 정부는 환경부 주재로 회의를 열었지만 요소수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만 마련했을 뿐이다.

경유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경기도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요소수 수급과 관련한 이상 징후가 오래전부터 나타났지만 정부가 비상사태를 대비한 ‘플랜B’나 ‘요소수 수입처 다변화’ 등의 대책 마련이 미흡해 ‘예견된 사태’라고 했다.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갈수록 강해지는 ‘자국 중심주의화’에 요소수 등의 산업 필수 품목에 대한 자급구조를 미리 만들지 못한 점도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앞장서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요소수의 재고량을 늘리는 등 중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면서 국내에서 일부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한 것은 호주와의 석탄 분쟁문제도 있지만 자국의 전력난과 식량 문제와도 직결해 있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 같은 연료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에서 추출한다. 최근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힌 중국은 석탄 발전 감소, 이에 따른 전력난, 마그네슘 생산 감소까지 그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요소는 농사용 화학 비료에 주성분으로 쓰인다. 내년 봄 농번기 때 쓸 비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석탄 공급에 문제가 생긴 중국으로서는 겨울철 난방문제와 더불어 농번기에 쓸 요소를 미리 비축하기 위해 수출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에너지와 식량 안보 문제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것이다.

김필수 교수는 “국내에선 채산성이 맞지 않아서 한 10년 전에 요소수 생산을 거의 중단했다”며 “정부도 일단은 중국과 협의 중인데 중국 내부 사정 탓에 뾰족한 해법이 없고 다른 요소수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마저 요소 수출을 금지한 상황에서 러시아 물량을 들여오려면 내년 1월에나 가능해 올 하반기 요소수 대란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대란은 위드 코로나에 따른 내수 활성화 기대와 수출 확대 지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요소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대형 화물트럭의 운용이 힘들어져서 비대면소비 뿐 아니라 전반적인 내수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물가 상승도 마찬가지로 위드 코로나를 통한 경기회복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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