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도심 피서지 한강공원…쓰레기·취객·성범죄로 몸살

7월 폭염 이후 하루 평균 2만~3만명 시민 찾아
쓰레기 무단투기·과도한 애정행각..주위 눈살
쓰레기배출량 29%, 오토바이 불법 진입 65% 급증
警, '여름파출소' 운영 등 특별 치안 유지 나서
  • 등록 2016-08-10 오후 6:56:09

    수정 2016-08-10 오후 6:56:09

[이데일리 고준혁 유태환 기자]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지나친 애정 행각을 볼 때 너무하단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지난 9일 밤 두 남자 아이(5세·7세)와 함께 서울 반포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주부 김모(38)씨는 한동안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김씨는 “열대야를 피해 아이들과 한강시민공원을 자주 찾는데 젊은 커플들 탓에 민망할 때가 종종 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장소인 만큼 좀 자제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33·여)씨는 “회사가 근처라 야(夜)시장에 맥주도 마실 겸 자주 오는 편”이라며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거나 시비가 붙어 싸우는 사람들을 보면 가뜩이나 무더운 날씨에 기분도 잡친다”고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열대야를 피해 찾는 한강시민공원이 일부 시민들의 비도덕적 행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나 고성방가는 물론이고 ‘몰래카메라’ 등 성범죄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남녀노소 모두 즐겨 찾는 안식처인 만큼 주위를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밤 열대야를 피해 한강으로 나온 시민들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도심 피서지 한강시민공원, 일탈에 몸살

지난달 22일 이후 열대야(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발생하지 않은 날이 단 이틀에 불과할 정도로 서울 도심이 폭염에 펄펄 끓고 있다. 잠시 소나기가 내리는가 싶더니 금세 그친 9일 밤 서울 여의도·반포 한강시민공원은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공 개울에서 물장구치는 아이들, 한강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셀카족,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는 직장인 등 도심 피서법은 다양했다.

그러나 피서객들 사이로 공원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나 지나친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시민들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인공 개울에서 애완견을 헤엄치도록 해 눈총을 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여의도안내센터 관계자는 “화투 등 노름을 하거나 술을 마신 뒤 공공화장실 변기를 부수는 등 별별 사람들이 있다”며 “텐트를 치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도 있는데 안내방송으로 경고하는 것 외엔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토바이 공원 진입 등 불법 행위도 증가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한강시민공원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한강시민공원 이용객은 4000~5000명 수준이었지만 7월 이후 2만~3만명으로 증가했다. 덩달아 쓰레기 배출량과 불법행위 적발 건수도 증가 추세다. 주말의 경우 쓰레기 배출량이 지난달 평균 24t에서 지난 6~7일에는 31t으로 29%(7t)가량 늘어났다.

주차위반·공원 내 이륜차 진입·전단지 살포 등 불법행위 적발 건수도 증가했다. 열대야가 시작된 지난 한 달 동안 단속에 적발된 불법행위는 973건으로 6월(793건)에 비해 22.6%(180건)이상 늘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으면서 공원 내 오토바이가 진입해 과태료 부과조치되는 사례가 6월 177건에서 지난달 292건으로 65% (115건)나 증가했다. ‘서울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조례’에 따라 서울시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가 차도 외의 장소에 진입하면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한다.

이날 한강공원에서 만난 피자배달직원 A씨는 “손님들이 공원 바깥까지 나와 음식을 받아 가면 좋지만 그런 손님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하며 “단속을 피해 몰래 공원 안쪽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찰, 폭주족 및 성범죄 예방 단속나서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급증하자 경찰도 치안 유지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까지 한강시민공원 12곳 가운데 5곳(난지·여의도·뚝섬·잠실·광나루)에 여름파출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미아보호·길 안내·분실물 처리 △강·절도 및 성범죄, 청소년 패싸움 등 예방 △폭주족과 음주운전자 단속 △수상 안전사고 방지와 인명구조 등이다.

여의도 한강공원 여름파출소 관계자는 “사소한 시비로 싸우는 취객이나 술을 마시고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국회의사당 뒤쪽에 수영장에 있는데 그쪽에서 ‘몰카’를 촬영하다 적발된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전담팀을 따로 운영하기도 한다. 잠실 한강공원 여름파출소 관계자는 “공원 내 성범죄 예방을 위해 사복 순찰을 하고 검거 활동 등을 하는 중”이라며 “여름철 한강공원 내 성범죄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밤 열대야를 피해 밖으로 나온 시민들이 서울 반포 한강시민공원에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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