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코로나 쇼크' 긴급처방에도 주가 하락..왜?

연준 조치, 이미 예상.."선제대응, 도리어 공포심 자극"
양적완화 선긋기에 실망..금리인하 효과에 의구심도
  • 등록 2020-03-04 오후 2:35:48

    수정 2020-03-04 오후 3:13:0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뉴욕= 이준기 특파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위축을 막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선제적 대응에도 뉴욕 증시가 고꾸라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종전 1.50~1.70%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이었다.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아닌 별도의 시점에서 선제적·기습적으로 금리를 내림으로써 시장의 공포를 다소나마 잠재우려는 조치이기도 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리는 소위 ‘그린스펀의 베이비 스텝’ 원칙을 깬 것 역시 처음은 아니지만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9·11 사태와 맞먹을 만큼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의 구원 등판에도 주식시장은 고꾸라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85.91포인트(2.94%) 급락한 2만 5917.41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86.86포인트(2.81%)와 268.07포인트(2.99%) 주저앉은 3003.37과 8684.09에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을 네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①연준의 구원 등판이 예견됐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달 28일 이례적인 긴급 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면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대폭으로 뛰어올랐다. 이미 연준 개입에 대한 효과가 선반영됐다는 얘기다.

②기습적·선제적 더블샷…공포심 자극

오히려 기습적·선제적 더블샷이 “경제가 이렇게 나쁜가”라는 시장의 공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보다 10.17% 급등한 36.82를 기록했다.

미 경제방송 CNBC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연준이 경제가 나빠질 것이란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는 훨씬 더 나쁠 것이란 것을 느끼게 한다”며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걱정스러워졌다(nervous)”고 말했다.

③양적완화 재개 가능성 ‘선긋기’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엔 문을 열어두면서도 양적완화(QE) 재개엔 확고히 선을 그은 점 역시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그는 금리 인하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미국 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금리 인하 외에 다른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BC는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던 월가에 실망감을 안겨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코로나19 대응 ‘회의’도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이들은 회의 직후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모든 정책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④경제가 이걸로 나아지겠나

그러나 무엇보다 주식시장이 반등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약화의 특효약이 금리 인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밖에 나가 소비하지 않거나 물류나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공급 체인이 붕괴하는 문제들은 단순히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판단에도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 역시 똑같이 예상하고 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975%를 기록, 사상 처음 1%를 밑돌았다. 초장기 30년물 금리는 1.608%까지 하락한 상태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기는 커녕 초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기준금리와 가장 크게 연동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역시 0.657%를 기록하고 있다. 연준이 조만간 50bp(1bp=0.01%포인트) 이상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것을 시장은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오는 17일과 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25bp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BofA는 4월에도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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