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금리 역전…정책 부담 커지는 韓銀

한미 금리 역전…2007년 8월 이후 처음
韓銀 긴장감…금리차 커지면 '인상 압박'
물가둔화에 가계부채…인상 경로 '난항'
  • 등록 2018-03-22 오후 5:30:01

    수정 2018-03-22 오후 5:31:1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10년여 만에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서 한국은행의 정책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금리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향후 미국의 인상 속도가 우리나라보다 빠를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22일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1.75~2.00%로 한 차례 더 인상될 확률을 77.5%로 보고 있다. 결코 낮지 않은 수치다. 이럴 경우 한은 기준금리 1.50%와 격차는 0.50%포인트로 더 벌어지게 된다.

반면 한은은 고민이 많다. 최근 한은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은 하반기 중 인상에 맞춰져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서 5월 인상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발언이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

만에 하나 연준이 올해 중 금리를 4회 인상하고 한은이 1회 올린다면, 연말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다. 국내 금융시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레벨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유독 자본유출에 취약하다”며 “0.25%포인트 격차로 유출은 되지 않겠지만, 격차가 커지면 일시에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은이 딱히 대응할 만한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손에 꼽히는 게 물가 둔화다. 올해 1월과 2월 근원물가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1%,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통화정책 목표치인 2.0%에 한참 못 미친다. 이상하리만치 수요가 진작되지 않는, 다시 말해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원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인상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145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눈에 밟힌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져 취약계층이 무너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경기가 좋은 상황인데 한국 경제는 좋지 못 하다”며 “한은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은데 자본 유출 우려 때문에 금리를 올리면 경제 둔화 우려를 키워 유출이 더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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