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회장님도 안부러운 참치배 선장님

동원산업·신라교역 참치배 선장 임원보다 고소득
기본급 짜지만 어획량 따라 가볍게 억대 연봉
회사 생사가 참치 어획 달려 두둑하게 보상
길면 2년간 남태평양 항해 지속하는 고독한 일
  • 등록 2022-03-24 오후 3:22:54

    수정 2022-03-24 오후 3:37:2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참치 배를 타고 대양을 누비는 선장은 회사 임원이 부럽잖을 만큼의 급여를 받는다. 직장인의 꿈 억대 연봉을 쉬 뛰어넘지만 격랑의 바다를 벗 삼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동원산업 참치 원양어선 주빌리호.(사진=동원그룹)
24일 동원산업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기간 회사에서 5억원 이사 보수를 받은 인물은 단 2명이다. 정환석 선장이 8억2000여만원을, 김봉수 선장이 5억6000여만원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 동원산업 직원 평균 연봉(8200만원)과 비교하면 약 7~10배 많은 금액이다.

상장회사는 반기마다 보고서에서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의 명단을 공시해야 한다. 이 기간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은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환석 선장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개년 동안 세 차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는 10억3000여만원을 수령해 `10억 고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른 원양선사도 비슷하다. 국내 원양업계 2위 신라교역은 지난해 김효원 선장에게 보수로 5억3000여만원을 지급했다. 박준형 신라교역 회장이 이 기간에 6억7000여만원을 받았으니 격차가 1억4000여만원에 불과하다. 박성진 부회장은 보수가 5억원 미만이었다.

고소득을 버는 선장은 회사에서 임원이 아니라 직원 신분이다. 선장은 회사에서 부여받는 직급 자체라서 능력 있으면 연차와 무관하게 발탁되곤 한다. 팀장(직책)을 하려면 부장(직급)은 돼야 한다는 식이 아니라, 선장은 그냥 선장이다.

직원에 불과한 선장 급여가 높은 이유는 바로 이 능력에서 비롯한다. 예컨대 동원산업은 선장 고정 급여가 연간 3000만원 대에 불과하다. 수억 원이 넘는 연봉은 상여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상여는 어획량을 주축으로 하는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선장을 포함해 선원이 받는 고수익은 결과에 불과하다. 늘 수익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원양선사가 선장을 임원보다 우대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회사의 생사가 어업 양과 질에 좌우하기 때문이다. 앞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태풍이 칠 때 선원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 얼굴을 본다”라고 늘 강조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리더의 자질을 강조하는 맥락이지만 회사에서 선장의 위상을 읽을 만하다.

항해는 고단함을 수반한다. 한번 출항하면 짧게는 1년에서 길면 2년 동안 바다 생활을 이어간다. 참치 어장이 형성된 남태평양을 누비면서 되도록 기항(중간에 항구에 배를 댐)도 최소한으로 하면서 어업에만 몰두한다. 어획량 운반과 식료품 조달은 운반선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입항하더라도 출항하기까지는 길어야 수개월 정도 머문다. 곧장 다시 정처없는 항해가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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