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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주물공단에서 30년 동안 주물업체를 운영한 한 대표에게 ‘뿌리산업이 왜 중요한가’라고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국내 뿌리산업은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조선·자동차·철강 등 한국 제조업의 전성기를 이뤄냈다. 때문에 뿌리산업 종사자들은 은연중에 ‘기술자’라는 자부심을 곧잘 드러낸다. ‘세계 최고의 부품을 만든다’라는 신념 하나로 고된 일을 버텨내며 국가경제를 이끌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부도 이 같은 위기를 인식하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부가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와닿는 정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젊은 인력을 유인할 대책보다 보여주기식 정책에 치중한다는 뜻이다. 뿌리산업 종사자들은 정부가 업계를 대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뿌리기업 대표는 “정부는 늘 뿌리산업을 어렵고 힘든 분야로 치부하면서, 뭔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목소리만 높이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독일이나 일본 같은 곳에서는 뿌리산업을 국가기반 산업으로 여기고 대우하는데, 우리도 그런 대우를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