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격의료' 실증 한다더니…1차 의료기관 절반 "불참"

참여 의료기관 모두 연락해 보니..8곳 중 4곳이 부정적
밝음의원 측 "지난해와 변한 것 없어..의료계 눈치만" 입장
중기부 "의료계와 지속 소통..1차 의료기관 8개 모두 참여할 것"
  • 등록 2020-05-26 오후 5:29:18

    수정 2020-05-26 오후 9:22:24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제3차 규제자유특구 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주요 사업인 원격의료 실증사업에 참여하겠다던 민간 1차 의료기관 중 여러 곳이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해 1차 의료기관 모집 난항으로 사업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중기부는 최근 1차 의료기관 7개를 추가로 모집하며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추가로 원격의료 실증 참여의사를 밝힌 1차 의료기관 중 사실상 절반에 해당하는 3곳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원 관계자 “매뉴얼 있어야 심사숙고하는데 이런 게 없어”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강원도 소재 A의원 관계자는 26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격의료 실증 참여를 취소했다. 환자를 보지도 않고 진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료법을 떠나 환자 관리상 (환자에게) 잘해주는 것도 아니다. 7월부터 (원격의료 실증을) 해보겠다 그러기에 얼마 전 통화해 준비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같은 원격의료 실증에 참여하기로 한 B의원 관계자 역시 “매일 아침 환자들의 데이터를 확인해 체크해야 하는데, 내원 환자가 많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아직 확실한 매뉴얼도 나오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렇게 진행하고 어떻게 된다는 결론이 있으면 심사숙고하겠지만, 이런 매뉴얼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실제로 환자들이 IT 의료기기를 빌려서 집에서 한다는데, 혈압이나 당 체크를 본인들이 할 수 있겠냐”며 “담당자가 그래도 (사업참여에) 여지를 남겨달라고 하더라. 우리가 (참여) 안 하는 걸로 처리를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특구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1차 의료기관 8곳 모두 연락한 결과, 4곳이 원격의료 실증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4곳은 답변을 유보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기부 고시에 특구 사업자로 등록된 한 의원은 “우리는 참가 병원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기부 “8개 기관 모두 사업 진행 인지..정상 참여할 것”

앞서 중기부는 지난 7월 강원도를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 원격으로 환자 모니터링과 함께 내원 안내 및 진단·처방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이달 27일부터는 당뇨 및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 실증에도 착수할 계획이었다. 구체적으로 강원도 내 격오지에 거주하는 당뇨·고혈압 재진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헬스케어기기(당뇨·혈압 측정 의료기기)를 제공, 환자들이 앱을 통해 매일 자신의 건강 정보를 원격지에 있는 담당의사에게 전달하면 의사들은 환자들의 의료 정보를 모니터링 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와 강원도는 이번 실증을 통해 의료정보 수집 시스템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 1차 의료기관들이 수집한 정보를 비대면·대면진료에 활용하는 한편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쌓인 실증 결과를 향후 비대면 의료 정책수립에 반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원격 모니터링을 담당할 1차 의료기관 다수가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번 실증사업 역시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초기부터 유일하게 1차 의료기관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밝음의원 측 역시 원격의료 실증사업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밝음의원 관계자는 “(특구 사업과 관련) 인력을 뽑으라고 한 것도 없고 지원도 없다. 환자 확보도 없고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며 “작년과 바뀐 게 하나도 없어서 난감하다. 이 상태로는 실효성이 전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협의를 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전혀 안 돼 있고, 지역 참여기관들은 모두 의료계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기부 측은 계획대로 실증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25일 세종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거치면서 8개 병원이 함께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에 동참했다”며 “이는 원격의료의 1단계 진입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실증에 참여하는 1차 의료기관 8개 병·의원 모두 원격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진단·처방까지 사업을 진행한다고 인지한 상태”라며 “특구사업 기간인 2년 내 원격 모니터링부터 진단 및 처방을 하면된다.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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