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도 인정한 샛별배송…마켓컬리, 300억원 대출 받아

대출금 300억원 김포물류센터 구축에 사용 예정
올 상반기 결제액 및 새벽배송 물량 증가세
손해 가능성 염두에 둔 투자와 달라…성장성 인정
  • 등록 2020-07-09 오후 4:32:32

    수정 2020-07-09 오후 7:10:03

마켓컬리 CI(사진=컬리)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마켓컬리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데 성공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가 아닌 대출을 받은 것은 밀키트(반조리 간편식) 생산업체 프레시지에 이어 두 번째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신선식품 배송 및 밀키트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원을 대출 받았다. 해당 자금은 올해 가동 예정인 마켓컬리 김포물류센터 구축과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포 물류센터가 가동을 시작하면 마켓컬리는 현재의 약 2배에 달하는 물류센터 면적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마켓컬리는 신선한 식자재를 당일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서울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은 식품 배송 플랫폼이다. 주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잇달아 자금을 유치했고 지난 5월에는 2000억원 시리즈 E 규모의 투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당시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약 9800억원으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국내 스타트업 성장에 마중물을 대 왔다. 자금 투자자(LP)로서 스타트업 투자를 영위하는 국내 벤처캐피털(VC)에 지속적으로 투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 벤처투자 플랫폼 ‘넥스트라운드(NextRoud)’를 운영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돕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글로벌 및 국내 대기업과 VC,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넥스트라이즈’(NextRise)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그동안 산업은행의 지원은 대부분 VC를 통한 간접 투자와 넥스트라이즈 등 기업 간 연계를 중재하는데 그쳤다. 스타트업에 직접 자금을 대출하기엔 담보로 잡을 만한 유형자산이 마땅치 않은데다 대부분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자금 회수가 어려웠던 탓이다.

컬리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은 VC를 통한 투자 유치 외에 마땅히 자금을 수혈할 길이 없던 상황”이라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국내 스타트업에 직접 융자를 해줬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VC를 통해 진행하는 재간접 투자는 항상 투자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만 대출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면서 “그만큼 컬리의 안정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의 결정은 마켓컬리의 성장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앱·리테일 분석 기업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올 상반기 결제금액은 414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결제금액(1826억원) 대비 127%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컬리가 신선식품 새벽배송 영역에선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 일일 평균 4만 건 정도였던 마켓컬리 새벽배송 건수는 현재 6만 건으로 늘어났다. 대기업 계열인 SSG닷컴의 일일 평균 새벽배송 건수(2만 건)의 3배에 육박한다. 당장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담보도 없지만 성장 추이를 봤을 때 대출을 갚지 못할 확률은 낮다는 것이다.

컬리와 산업은행 간의 인연도 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컬리는 넥스트라운드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산업은행 출자금으로 조성된 VC 자금이 투입되기도 했으며, 지난해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컬리를 찾아 김슬아 컬리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지난 3월 프레시지도 산업은행으로부터 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프레시지는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GS리테일, 이마트, 세븐일레븐 등 대기업들의 밀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오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이번 결정을 두고 외려 스타트업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반증이라는 해석도 하고 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VC들의 투자가 원활하지 못해 스타트업 전반이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유니콘 기업을 키워내야 한다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산업은행이 결단을 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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