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수능 끝 수험생들 '훈훈한 상봉'

16일 탐구 영역 마친 서울 강남구 개포고 앞
쌀쌀한 날씨에 우산 들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
수험생 나오자 다같이 박수…"고생했어 사랑해"
  • 등록 2023-11-16 오후 5:35:45

    수정 2023-11-16 오후 5:37:34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다들 고생했는데, 모두 함께 박수 받아야지.”

16일 2024학년도 수능 시험 4교시 탐구 영역이 끝난 후 오후 5시쯤 첫 수험생이 나오자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앞에는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신의 자녀뿐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박수를 쳐준 가족들은 그동안 고생했던 수험생들을 한마음으로 감싸줬다.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 앞에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이날 오후 4시 무렵부터 개포고 교문 인근에는 수능 시험을 끝난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 등 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서울에는 가는 비가 내려 우산을 든 이들이 까치발을 들고 교문 너머를 내다보거나, 초조한 듯 휴대전화를 보며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탐구 영역이 끝나는 오후 4시 37분쯤이 되자 이들은 교문 옆 담장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오후 중 비가 내리기 시작해 자녀를 위한 우산을 들고 있거나, 꽃다발을 들고 있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재수생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 A씨는 “지난해 안 나왔다고 아들이 섭섭해하더라”라며 “올해는 그냥 ‘덤덤하게 하라’고 했다. 힘들었으니 맛있는 것 먹으러 갈 것”이라고 웃었다. 마찬가지로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B(51)씨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멀리 차를 대고 한참을 돌아왔다”며 “아들은 별생각 없어 보이던데, 교문을 보니까 내가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수험생들이 차례로 교문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초등학생은 “형, 잘했어” 하며 손난로를 건네주기도 했다. 여동생 역시 오빠의 이름을 부르면서 교문 앞에서 반갑게 마주했다. 어떤 학부모는 교문을 통해 나오는 아들을 보자 휴대전화로 나오는 모습의 영상을 찍어주기도 했다. “수고했어”라는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볍게 포옹을 하고, 팔짱을 끼는 모습도 있었다.

패딩과 목도리, 점퍼 등으로 무장한 수험생들은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시험이 끝났다고 알려주는 한편, 서로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1년 더 해야 할 것 같다”, “그냥 다 잊고 싶다” 등 농담을 하다가도 “일단 끝난 것이 어디냐”라며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시원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수생 이모(20)군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일단 놀러 가고 싶지도 않고 눕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장모(19)군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는 않았는데 실수만 없었으면 좋겠다”며 “끝난 게 실감이 안난다. 그러면서도 홀가분하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2024학년도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5교시인 제2외국어까지 응시한 경우 시험은 오후 5시 45분에 끝나며. 44만여명이 올해 수능을 치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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