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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 대회의실에서 만난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이 국내 게임업계를 향해 경종을 울렸다.
김영만 회장은 1999년 협회의 전신인 한국프로게임협회가 발족할 당시 초대회장을 맡아 5년간 활동했던 인물이다. 전임자의 비리 의혹과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무너져가는 협회를 보며 책임감을 느낀 그가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며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공석이던 한국e스포츠협회장 자리에 오른 뒤 협회의 체질개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김 회장은 “돌아오니 20년 전 세워놨던 사업계획이 그대로 있었다”며 “짧은 시간에 체질개선을 하기 위해 대한체육회 가맹과 교육사업 진행, 선수등록제 등 이른바 ‘3대 액션플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내건 공약의 대부분은 이행한 상태인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예산에서 처음 선보인 e스포츠 페스티벌의 경우 내년부터 충청남도 차원으로 확대하자는 충남 교육감의 의견이 있었고, 교육부 차원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과 e스포츠를 연계한 사업은 e스포츠 생태계 확산을 위해 필수적이면서도, 특히 최근 일고 있는 게임중독 이슈를 타파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3대 액션플랜을 성실히 이행한 김 회장의 다음 고민은 국산 게임의 세계화다.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무대에 한국 게임을 정식종목으로 채택시키고자 최근에는 해외 관계자들과 미팅 및 회의를 바쁘게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경기규정·선수선발·종목선정 등 e스포츠 표준 정립을 도출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한국e스포츠협회가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회사들의 개발 능력과 의지는 충분하다. 길게 바라보고 좋은 게임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협회는 협회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e스포츠 국제 표준을 만드는 회의마다 경험이 많은 우리 협회를 찾는다. 반드시 다음 아시안게임과 그 사이에 펼쳐지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국산게임이 포함될 수 있도록 국제적 영향력을 더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