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아빠가 남긴 운동화 한 켤레” 서울대생 울린 사연

  • 등록 2022-04-26 오후 3:27:09

    수정 2022-04-26 오후 3:27: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특별한 유산’에 대한 애틋한 사연을 전했다.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특별한 유산’에 대한 애틋한 사연을 전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돌아가신 아빠가 가엾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허망하게도 아버지께서 사고사하셨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어린 시절 주판이랑 산수를 동네에서 가장 잘해서 수학 신동으로 불렸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면서 평생을 막노동하며 가족을 돌봤다고 전했다. 그렇게 사망 직전까지도 공장 일용직으로 일했으며 이혼하고도 A씨와 동생만 바라보고 살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희생 덕분이었을까. A씨는 성균관대학교에 당당히 합격했고, 그의 부친은 “역시 한 공부하는 자식”이라며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다만 아버지에게 서울대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던 A씨는 다시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의 부친은 안타깝게도 A씨가 서울대에 합격한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아빠가 나의 세대에 태어났거나 그 세대에서 풍족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면 분명 아빠도 서울대 입학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우리 집안은 원래 박학한 유전자를 가진 집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아빠랑 비슷한 나이의,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장이 아닌 낭만적인 대학교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강단에 올라가신 서울대 교수님들 보면 아빠의 가능성과 학업에 있어서 기구했던 운명 등 여러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빠가 내게 주신 유산은 집도 차도 부동산도, 그렇다고 뒷구멍 입학도 아니었지만, 평생 남을 운동화였다”라며 부친이 생전 남긴 메모를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서투른 글씨로 “비 오니까 운동화 신고, 슬리퍼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적혀 있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버지의 인생은 오로지 자식들을 위한 사랑뿐이었다” “성공한 아버지다. 홀로 자식 키우시며 자식에게 존경받았으면 가치 있게 사신 것” “아버지 생각난다” “자식에게 좋은 아빠로 기억된다면 충분히 멋진 인생 아닐까”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멋진 삶 살길 바란다”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