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인터넷실명제 이외에 생각해야 할 것들

연예인뿐 아니라 모두가 미디어인 사회
누구나 악플 가해자-피해자 될 수 있어
실명제 실효성 의문..과거 싸이월드 사례
온라인 인격체 인식, 피해자 지원책 필요
  • 등록 2019-10-17 오후 4:40:04

    수정 2019-10-17 오후 4:40:04

가수 겸 배우인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자택에서 14일 오후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또 한 명의 연예인이 우리 곁을 안타깝게 떠났다. 고인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것은 바로 ‘악플’이었다. ‘보기 싫다’, ‘이상하다’는 반응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현에 욕설이나 비하, 차별적 단어를 섞어가며 마구 날린 댓글은 한 인격체의 정신건강을 계속 악화시켰다.

“인터넷 실명제는 악플을 해소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합니까?”

12년 전인 2007년 한 대학의 입시 면접에 나온 이 질문에, 응시자들은 쉽게 답을 하기 어려웠다. 당시 싸이월드 서비스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돼 네이트 서비스와 통합돼있었다. 네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에 댓글을 남기면 연동된 자신의 미니홈피가 뜨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마구 악플을 남겼다. 현재도 ‘○○아빠’, ‘▲▲맘’ 같이 자신의 자녀 이름을 붙인 채 악플을 남기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연예인 등에 대해 무분별한 보도로 비판을 받는 일부 기자들 역시 자신의 이름과 소속 매체가 표시됨에도 문제가 된 보도를 이어갔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실명제 시행이 악플을 잡을 수 없다는 문제제기를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더구나 그 동안 악플의 역사를 보면, 선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음을 알 수 있다. 단적으로 과거 한 정치인의 자녀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도 그에 대해 악플을 남긴 사람들을 잡고 보니 교수나 사업가 같은 이른바 ‘사회 지도층’까지 포함돼있어 충격을 준 바 있었다.

이는 악플 작성이 단순히 ‘일부 문제아’들이나 저지르는 행동이 아니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 곳곳에 퍼진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온라인이라는 가상공간에서도 ‘랜선(인터넷 회선) 너머’에 ‘인격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하는 교육과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연예인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미디어가 되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피해자의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를 어루만져줄 지원·관리체계도 도입해야 할 때이다.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공익광고협의회가 전개 중인 공익광고(사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누구나 악플 같은 비방에 노출될 수 있고, 동시에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해 예방은 물론, 광범위해지는 피해에 대한 사전·사후 지원 역시 논의와 실행에 착수해야 할 때가 왔다.

공익광고협의회 최근 전개 캠페인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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