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매물가 '역대 최고'…연준 테이퍼링 속도 높이나(종합)

미국 10월 PPI, 전년비 8.6%↑ '역대 최고'
기업發 인플레, 소비자 판매가격 더 올린다
'물가 부담' 연준, 테이퍼링 속도 더 높일듯
  • 등록 2021-11-09 오후 11:39:20

    수정 2021-11-09 오후 11:39:20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도매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급망 대란과 노동력 부족 탓에 기업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치솟을 경우 물가는 더 뛸 게 유력하다. 이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대 최고’

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9월 당시 상승률과 같은 수치로,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에너지(42.4%), 식료품(10.5%) 등 상품 물가가 1년 전보다 크게 뛰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력 부족이 만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사실상 붕괴한 악영향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월과 비교한 PPI 상승률은 0.6%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6%)와 비슷했다. 0.5%를 기록했던 9월보다는 높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P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전월 대비 0.4% 각각 뛰었다. 9월 수치(5.9%, 0.1%)를 넘어섰다.

10월 P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절대 기준으로 보면 우려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월과 비교한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찍으면서 ‘기저효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던 이들의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수요가 워낙 작았던 지난해 중반과 비교한 물가 상승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기저효과였는데, 올해 9월께부터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근래 물가 폭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 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에 해당한다. 이날 PPI가 고공행진을 한데 이어 오는 10일 나오는 10월 CPI 상승률은 5.9% 급등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는 수준이다. 기업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느끼면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순환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연말 대목으로 갈수록 수요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CNBC는 “생산자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은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일각서 “테이퍼링 속도 높여야”

이에 따라 물가당국인 연준이 추후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졌다. 연준은 최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11~12월 두 달에 한해 월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을 발표했다. 연준은 통화정책성명을 통해 “(월 150억달러의) 자산 매입 감소는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테이퍼링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말 경제 상황을 본 후 내년부터는 채권 매입량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은 치솟는 물가 탓에 테이퍼링 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씨티그룹은 “(채권 매입) 축소 폭을 150억달러에서 225억달러로 늘려야 할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는 양적완화(QE)를 종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고 폭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뉴욕 증시는 PPI 급등에도 혼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9시36분 현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7% 하락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0.09%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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