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3일 원·달러 환율이 1180원 초반대로 하락했다. 장중 일시적으로 1180원선을 깨고 1170원 후반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최근 1200원을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던 환율이 올해 들어 최대 폭 하락한 것이라 주목된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8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8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0일(1177.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이날 장중에는 1178.6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서울외환시장이 개장하기 전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거나 소폭 하락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했다. 주말 사이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고, 전거래일 뉴욕 증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서울외환시장이 개장하니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의 방아쇠가 된 것은 중국발(發) 요인이었다. 오전 10시15분께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 고시한 것이 요인 중 하나다. 이날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096위안 내린 달러당 6.8896위안에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전거래일 대비 0.14% 상승했다는 뜻이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상 의지가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며 시장 참여자들이 위안화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가증권시장도 원화 가치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2900억원 넘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매수세다.
다만 이같은 원화 강세 요인만으로 이날의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온다. 서울외환시장 참여자들이 그간 가팔랐던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시중의 한 외환 딜러는 “이날 장 초반부터 달러화 매도세가 강하게 포착되는 등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가팔랐다”며 “중국 인민은행의 달러·위안 환율 고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111억7400만달러였다.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91.86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8.27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17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9265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