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채 장단기 마진 운용으로 시작한 젠투
2011년 젠투와 거래를 검토했던 금투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운용규모(AUM)가 그리 크지 않았고 실력 있는 헤지펀드로 알려져 있었다”며 “대표가 국내 증권사 출신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채권을 가지고 현지에서 운용했고,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운용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채권을 사서, 단기로 쪼개 팔아 마진을 얻는 운용 형태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한 채권형 펀드 매니저는 “상품 만기와 자산 만기의 미스매칭(불일치)를 통한 운용”이라며 “다만 만기 시점에서 새로운 상품 가입자가 없으면 유효하지 않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금융채와 선진국 국채 등을 담는 것으로 돼 있고, 만기가 짧아 꾸준히 투자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커지는 의혹…신기영 대표만 바라보는 금투업계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위험을 고려해도 1조3000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채권 펀드 매니저는 “젠투 펀드의 환매 연기가 처음으로 발생한 시점이 지난 2월이었다”며 “이때는 코로나19 영향이 채권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을 때로 실제 편입된 자산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매 연기 시점이 이르다는 의혹이다. 업계에서는 젠투가 홍콩 현지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전체 운용 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운용자산 회수조건’을 맺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10여 년 전부터 홍콩에서 비즈니스를 한 만큼 신 대표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신 대표와 같은 증권사에 재직했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굿모닝신한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킹덤캐피털 한국 사무소에서도 일했다”며 “제도권에서 제대로 배우고 정상적인 운용을 학습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2009년에 설립된 젠투파트너스는 지난 2011년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부지 입찰에서 KB국민은행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결국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우선협 지위를 잃긴 했지만 자본시장의 큰 손인 새마을금고와 당시 대형증권사였던 현대증권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하면서 국내 기관 네트워크를 대외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