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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가상도시 속 5G 신호체계 완성
17일 현대모비스 ICT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한 통신사는 수개월 안으로 충남 서산의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 내 첨단시험로에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의 필수인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을 설치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통신사가 완성차 제조사와 협력한 적은 있지만, 부품회사와 힘을 합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 시스템 평가가 이뤄지는 첨단시험로는 일종의 ‘가상도시’ 형태로 꾸며졌다. 사거리와 신호체계, 빌딩, 주차장 등 실제 도심 한복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통신사는 이곳에 5G를 기반으로 한 신호체계를 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현대모비스의 자체 통신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V2X는 차량(Vehicle)이 다른 차량(V2V)이나 인프라(V2I)와 통신하는 것으로, 차량 자체 능력만으로 자율주행이 불완전해 다른 차량이나 인프라의 도움을 받는 개념이다. 예컨대 전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선행 차량이나 교통관제소가 뒤따르는 자동차에 실시간 경고하는 방식이다. 경고를 받은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한다.
이러한 작업은 생명이 걸린 일이어서 정확하고 빠른 통신은 필수다. 5G는 1000분의 1초라는 초저지연, 20Gbps 초고속 통신이 가능해 V2X에 적합하다.
특히 5G와 LTE 네트워크 기반 V2X 자율주행 방식을 적용해 시속 70㎞ 이상의 고속주행뿐 아니라, 곡선 및 좌·우회전 주행, 보행자 탐지, 신호등 연동까지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새로운 신호 체계 속에서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의 실차 평가를 지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1대당 20억원에 달하는 M.BILLY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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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지난 16일 서산주행시험장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밖에도 다양한 자율주행 협력 계획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우선 독일 기업인 SMS, ASTYX와 제휴를 맺고 연내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5개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2021년부터 차례로 양산에 돌입한다.
SMS는 TRW와 콘티넨털, ASTYX는 BMW와 오토리브 등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레이더를 개발해온 전문 업체다.
현대모비스는 SMS와 전방 보급형 및 각 모서리에 장착되는 측방 보급형 레이더를, ASTYX와는 감지 거리가 250m 이상인 전방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 중이다.
이들과 개발하는 레이더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해상도가 높아 표적 식별 능력이 우수한 데다 2개의 칩을 하나로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특히 79GHz 주파수를 활용하는 고해상도 측방 레이더 4개를 조합해 차량 외부 360도 범위의 공간을 인지하는 기술은 이번에 현대모비스가 처음으로 양산을 시도하는 것이다.
서울대와 진행 중인 레이더 관련 공동연구도 연내 마무리한다. 이 연구는 레이더 센서의 신호만으로 도로 위 객체의 종류를 구별하는 내용이다.
현대모비스는 또 다른 자율주행 센서인 카메라와 라이더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황재호 DAS설계실장은 “카메라 센서는 국내 스타트업과 러시아 스타트업, 유럽의 중견기업 등 세 곳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라이다는 국내 중견·중소기업들과 협력해 1∼2년 후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