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와 금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부터 다양한 요인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도했지만 원유는 위험자산이고 금은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두 자산이 끝까지 같이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금의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전 연구원은 “세계 경제 분절화, 러시아 금융 제재 등으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가 지속돼 금 가격 하단은 비교적 견조할 것이지만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착륙이 현실화되면 연준은 상대적으로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연내 세 번 금리 인하는 이미 금 가격에 선반영됐고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타이트한 공급 여건을 반영해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는 배럴당 75~90달러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원유 공급 차질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전 연구원은 “미국은 신규 유정의 생산성 향상, 미완결유정의 완결 유정 전환 등 셰일 붐이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외에도 캐나다, 브라질 등 비OPEC국가들의 원유 공급이 늘어나 공급 부족 경계감을 일부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시설 타격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량이 되려 늘어날 수 있고 작년 서방의 추가 제재로 인해 인도 기업들이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거절하고 수입처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4월에는 미국으로부터 760만배럴 규모의 원유 수입분이 인도에 도착 예정이다.
전 연구원은 “원유 수요가 안정적이라면 공급에 대한 경계감이 가격 등락을 좌우하며 유가 상승을 이끌 소지가 있다”며 “OPEC 석유 재고가 연말까지 서서히 줄어들며 유가의 점진적 상승을 유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