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제모터쇼 대신 韓 찾은 BMW 회장.. “한국 본받아야”

하랄드 크루거 회장 올해 첫 공식 일정으로 방한
“20년 큰 성과 낸 임직원 순수히 격려하고 싶었다”
“IT기업 車산업 진출 존중.. 디젤차 중요성 여전”
  • 등록 2016-01-12 오후 6:00:00

    수정 2016-01-13 오전 10:21:26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하랄드 크루거(Harald Kruger·51세) BMW그룹 회장이 새해 첫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올 한해 2000억원 이상의 통 큰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

같은 기간 대부분 주요 자동차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올해 첫 국제모터쇼를 찾은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행보다. 그만큼 한국 시장과 국내 협력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방한은 지난해 5월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CEO의 한국 방문은 흔치 않다. 더욱이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을 거치지 않은 단독 방문은 더더욱 드물다. 그는 지난 11일 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최고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에 대한 애정을 거듭 강조했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과 한국 파트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BMW코리아 제공
“한국 넘버원이면 세계 넘버원 될 수 있다”

그의 이례적인 행보에 ‘왜 한국을 찾았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같은 주요 인물과의 만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크루거 회장은 “방한 일정은 이것(임직원 미팅과 간담회)뿐”이라며 “다른 일정이 없으므로 추측은 필요 없다”고 못 박았다. 순수히 한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에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세련되기 때문에 고급·혁신 부문에서 훌륭한 지표가 된다”며 “이런 중요한 시장에서 우리가 ‘넘버 원’이란 것은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19% 늘어난 5만5000대를 판매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다. BMW 국가별 판매량 중에서도 세계 8위다.

크루거 회장은 “15년 전 2000대를 판매하는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한국 임직원과 파트너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라며 “지난 20년 동안의 성과를 직접 축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매 외적인 칭찬도 이어졌다. 그는 “(2011년 설립한) 공익재단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다른 나라 법인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며 “전 세계 시장이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혁신과 창조적 발상이 한국 성공의 원동력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대규모 투자라는 ‘선물’도 준비했다. BMW는 올 한해 국내에 2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센터와 1300억원 규모 부품센터 확장, 200억 규모 물류센터(VDC) 확장 등 총 2150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직·간접 고용도 현 4500명에서 올 한해만 1000명을 더 늘린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이 11일 방한해 BMW코리아와 판매사 임직원과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삼성을 비롯한 국내 협력사의 높은 경쟁력도 강조했다. BMW에 등록된 한국 1차 협력사는 22곳이다. 4년 내 예정된 납품 규모만 8조2000억원이다. 크루거 회장은 “한국 협력사는 혁신적이고 특히 IT부문에서 고도화 돼 있다”며 “삼성을 비롯한 국내 협력사와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구글 존중하지만 걱정하진 않아”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애플·구글 같은 IT기업과의 경쟁에 자신감도 내비쳤다. 크루거 회장은 “경쟁사로서 존중은 하지만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동차 산업에서 디지털 비중이 늘고 있지만 우리도 최첨단 기술 혁신 기업으로서 인터넷뿐 아니라 커넥티비티(connectivity)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핀란드 노키아의 지도사업인 ‘히어(HERE)’ 인수를 꼽았다. BMW는 지난해 12월 아우디·다임러(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와 공동으로 총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에 노키아의 지리정보 서비스 HERE를 인수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의 IT화(e-mobility)가 빨리질수록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지난 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방한 기념 언론 간담회에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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