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드려요"…구인난에 美기업들 고졸자에 각종 혜택 '러브콜'

美기업들, 이직 만류·신규 직원 채용에 각종 혜택 제공
WSJ "블루칼라, 이례적 구인난에 화이트칼라 대우"
5월 美 레저·접객업 임금 상승률 전년比 10.4%↑
"민간 전체 임금 상승률 및 물가 상승률보다 가팔라"
  • 등록 2021-06-21 오후 5:11:48

    수정 2021-06-21 오후 5:11:48

미국 뉴욕주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카일 매튜스(27)는 최근 인력 사무소를 찾았다. 지난 4년 간 식료품 가게에서 연방 최저임금(7.25달러)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시간당 14달러를 받고 일했지만,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 직장이 제시한 임금은 시간당 16달러. 초과근무수당은 별도로 지급된다. 매튜스는 이직으로 수입이 늘어난 덕분에 최근 유타주로 휴가도 다녀왔다. 그는 시간당 18달러를 받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직장에 다니며 기술 직무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내 식당, 운송, 창고, 제조업 등 저임금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블루칼라(육체 노동직)에게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에게나 주어졌을 법한 사인 온 보너스(sign-on bonus·새로 입사한 직원에게 주는 1회성 인센티브)나 임금 인상, 스카우트 대우 등의 혜택이 제공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저임금 노동자들이 과거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처우 개선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위기 회복 국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례적 구인난이 고용시장의 관행마저 뒤바꾸고 있는 것이다. 고용주들은 경쟁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에 나서는가 하면 적지 않은 보너스까지 제시하며 직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덕분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레저·접객업 주당 평균 임금은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10.4% 상승했다. 이는 민간 전체 임금 상승률은 물론 물가 상승률을 앞지른 것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고졸 노동자 임금이 대졸자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미 버지니아주 한 물류회사의 화물차 기사들의 임금은 2년 전 12.50달러에서 현재 16.50달러로 껑충 뛰었다. 다만 그럼에도 아마존 등 거대 물류업체에 비해선 여전히 임금이 낮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아마존은 지난 5월 일부 지역에서 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하고 보너스로 10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이에 물류업계에선 “앞으로 1~2년 안에 화물차 운전자들 임금이 시간당 2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베키 프랭키비츠 구인구직알선회사 맨파워그룹 사장은 “현재는 노동자들의 노동시장이다.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겐 더욱 그렇다”며 “면접을 보러 오는 지원자들에게 기프트 카드를 주거나 때로는 약물검사나 신원 조회 전에 바로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금력을 앞세운 거대 기업들은 중소기업들보다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며 경쟁적으로 인력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사장은 WSJ에 “월마트와 맥도날드 때문에 직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노동력 확보”라며 “인력이 더 많으면 두 배는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실업률은 점차 낮아지고 구인난도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는 경기부양안 시행에 따라 급여보다 많은 실업수당이 지급되면서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는데, 경제가 정상화하기 시작하면 고용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진단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들은 지난주 실업률이 2023년 말까지 3.5% 수준으로 내려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 번 올린 임금을 내리기는 어려운 만큼, 고용주들이 노동자 임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경우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향후 미 경제에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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