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고용 회복 더뎌"…고민 빠진 '7인의 현자'(종합)

한은, 2월 금통위 본회의 의사록 공개
다수의 금통위원, 근원물가 둔화 우려
"내수·고용 충분히 회복되고 있지 않아"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하반기 넘어갈듯
  • 등록 2018-03-20 오후 5:58:25

    수정 2018-03-20 오후 5:58:2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7인의 현자(賢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물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을 충분히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 반등은 더디다는 게 골자다.

금통위원들은 1년에 8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경제 체온계’ 물가가 낮다는, 다시 말해 경기 반등의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수 충분히 회복되고 있지 않아”

한은이 20일 내놓은 지난달 27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A 금통위원은 “근원물가(소비자물가지수 중 석유류·농산물 제외 지수) 상승률이 지난 2년여 동안 1%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선진국들의 리플레이션 추세와는 상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근원물가는 수요 측면에서 기조적인 물가 추세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1999년 12월(0.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A 위원은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의 물가 흐름이 상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내수가 여타 선진국처럼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세계 경제 호조에 따라 수출은 견실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내수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도 수출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내수 위주의 서비스업 고용은 둔화되고 있다”며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도 다소 불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많은 금통위원이 의견을 같이 했다. B 금통위원은 “최근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아직 견조하고 균질한 성장세의 확산을 통한 유휴생산 및 유휴노동력의 가시적인 축소와 이에 따른 수요측면의 지속가능한 물가 압력 상승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 위원도 “물가 둔화 폭이 예상보다 다소 크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규제물가 인상을 억제한 정부 정책 영향” “내수와 고용 개선이 본격화하지 않는 영향”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D 위원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부진해 당초 예상보다 하방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기존 전망대로 상반기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에 이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추가 금리 인상, 하반기 넘어갈듯

물가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은 소수였다. E 금통위원은 “현 수준에서 물가 압력은 목표치를 다소 밑도는 1% 중후반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향후 목표치에 근접할 것”이라고 봤다. F 위원은 “대외 측면에 있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물가는 한은 통화정책의 근간이다. 정책의 틀부터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다. 물가 수준만 보고 정책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함에도 인상에 나서는 건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 금통위 직후 발표된 2월 근원물가도 1.2%를 상승하는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하반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월보다 7월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주열 총재 후보자도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총재 연임 여부와 연관지어 예상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지 않다”며 시장을 중심으로 퍼졌던 ‘조기 인상론’에 제동을 걸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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