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업 시동거는 ‘쿠팡’, 2위 싸움 치열해진다

CJ대한통운 문호경 상무 영입
인력채용·전기차 차량 확보 속도
하반기 3자물류 사업 본격화땐
2위 확보 가능…1위도 위협할 듯
  • 등록 2021-03-15 오후 5:28:39

    수정 2021-03-15 오후 9:43:4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시장에 또 한 번 과열경쟁이 일겠죠.”

택배업계의 한 임원은 쿠팡의 택배 운송업 진출을 놓고 이같이 말했다. 쿠팡의 택배 사업 진출이 업계 판도를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체 물량만 5억 개 이상인 쿠팡이 3자 물류까지 더한다면 한진·롯데를 단숨에 넘어설 공산이 크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5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은 장기적으로 업계 1위 CJ대한통운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1월 택배 운송 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한 쿠팡은 인력을 채용하고, 차량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사진=쿠팡)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CJ대한통운에서 택배 운영담당 등을 역임했던 문호경 상무를 영입했다. 문 상무는 CJ대한통운에서 서울, 대전, 충청 사업담당을 맡았던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개발자 중심의 쿠팡에 CJ대한통운의 현장 경험을 전수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문 상무는 현재 쿠팡로지스틱스 소속이 아니다. 쿠팡 본사에서 택배 관련 업무를 지원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로지스틱스는 2014년부터 쿠팡에서 로지스틱스 디렉터로 일했던 이선승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쿠팡의 고객혁신 철학을 쿠팡로지스틱스로 옮길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인원·차량 확보, 물류 시스템 구축 등 쿠팡로지스틱스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사업자 면허를 재취득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3자 물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쿠팡로지스틱스는 현재 대구와 부산(기장) 지역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조건은 쿠팡친구(쿠팡맨)와 동일하다. 연봉 계약제(3500만원 이상)에 주 5일 근무, 4대 보험 가입, 차량 등을 지원한다.

쿠팡은 ‘로켓배송’, ‘당일배송’ 등을 통해 갈고 닦은 노하우로 기존 택배 업계 판도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배송 직원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현재 대리점 체제로 운영하는 CJ대한통운, 롯데, 한진이 겪는 수수료 갈등도 피할 수 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차량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에 맞춰 전기화물차 등 비중을 기존 대비 크게 늘릴 전망이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유 화물차는 2023년 4월부터 신규 등록이 안 된다.

현대차 상용 부문 관계자는 “쿠팡 등 물류업체가 신청을 많이 하면서 현재 전기화물차를 신청하면 대기번호가 4000번에 육박한다”며 “쿠팡은 몇 년 전에 전기화물차가 나왔을 때 많이 샀는데, 최근에도 포터 전기차를 중심으로 매달 수백 대 이상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현대차 측에 주문을 넣고 있는 차량은 기존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가 혼재돼 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4월에 국토교통부의 현장 실사가 있는 만큼 그전에 차량 100대 이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쿠팡의 차량 확인은 못했고, 4월에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현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택배 운송 사업자 자격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쿠팡로지스틱스의 사업이 본격화하면 기존 ‘1강(CJ대한통운), 2중(롯데·한진)’ 체제는 깨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자체 물량에 3자 물류까지 더하면 쿠팡이 CJ대한통운을 넘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일 배송, 무료 반품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의 혁신이 택배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도 대부분 물류거점 확대에 쓸 계획이다. 이는 쿠팡로지스틱의 성장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의 작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처리하는 물동량만 연 15억 개 이상이다. 쿠팡은 현재 자체 주문량만 최소 5억 개(15% 시장점유율)를 소화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택배 업계 단독 2위 수준이다. 롯데와 한진의 물동량은 연 5억 개 미만으로, 12~13%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쿠팡이 시장의 틀을 깨는 플레이어로 활약한다면 CJ대한통운은 50% 점유율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쿠팡이 직영을 통해 택배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면 1위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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