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發 ‘카토캔 공포’…술렁이는 식품업계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곰팡이 주스'로 다시 회자
제품판매, 캔 사용중단 조치에도 늑장 대응 탓 여론 부정적
계속된 악재에 남양유업 곤혹…카톤캔 쓰는 다른 업체에까지 '여파'
  • 등록 2019-01-21 오후 4:36:21

    수정 2019-01-21 오후 8:43:0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연초 조용했던 식품업계가 남양유업(003920)의 곰팡이 주스 사태로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여론의 질책을 받았던 남양유업은 뒤늦게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초기 대응이 뒤늦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과 리더십의 공백이 뒤늦은 대응의 원인이 됐을 거라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곰팡이 주스 사건은 지난 14일 맘 카페에 올라온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남양유업의 유아 주스 ‘아이꼬야’ 용기 안에서 곰팡이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맘 카페 회원들은 공분했고 남양유업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남양유업, 판매중단·재발방지 약속했지만…

21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번 주스 곰팡이 사태를 계기로 카토캔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제품 판매 중단과 폐기에 따른 강수다. 카토캔은 아이꼬야에 사용했던 종이용기를 뜻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제품 제조와 유통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제품 안전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고려해 판매와 해당 용기사용을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쌓인 남양유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이번 사태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제품 ‘밀어내기’(강매)를 강요하며 욕설을 했다. 이 녹취록은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쓰인 용기는 삼양패키징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만든 것으로 다른 업체들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아이꼬야가 크게 주목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남양유업의 경직된 조직 분위기가 초기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회사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더욱이 기업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인 남양유업 전 대표가 임기 1년도 못 채우고 사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입김이 강하다보니 CEO가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적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곰팡이 주스 사건과 회사 조직의 변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변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제품 제조와 유통 후 운송 과정에서 비롯된 사건을 오너십까지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전했다.

카토캔 안전성 수면 위로

아이꼬야 제품을 OEM으로 제작한 삼양패키징도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새롭게 도입한 카토캔(Cartocan)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 소재 포장 용기 ‘카토캔’을 적용한 쟈뎅 ‘까페리얼 티라떼’ 2종.(사진=쟈뎅)
사실 카톤캔은 친환경 용기로 유럽에서부터 주목 받았다. 겉포장은 종이로, 내부는 얇은 알루미늄박으로 돼 있다. 생산 과정에 있어 기존 캔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주스 등 음료를 넣고 완전멸균 상태로 유통하기 때문에 상온 보관도 가능하다. 제조·유통 업체 입장에서는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다. 곰팡이 주스 사건 전까지 남양유업 외 매일유업, 서울우유협동조합, 푸르밀, GS25가 자사 일부 제품에서 카토캔을 사용했다.

다만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은 기존 우유·두유팩과 비교해 유통되는 수량이 적어 별도의 카토캔 배송 방법도 딱히 없다. 더욱이 국내에 유통되는 카토캔은 빨대를 꽂는 탭 부분이 넓은 편이다. 입술이 닿는 부분을 중심으로 미세한 구멍이나 틈이 생길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카토캔 제품이 배송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있다”면서 카토캔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보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승자는 누구?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