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부터 11일까지 전면파업 돌입
한국GM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는 한국GM 소속 조합원 8000여명이 참여했다. 연구개발(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여명은 사측과 이날 교섭을 진행한 뒤 10일과 11일에 파업에 동참할지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한국GM 노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부평공장의 서문을 제외한 정문과 남문 등 다른 출입구를 막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지난해 4월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문에서 ‘앞으로 임금 인상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되며,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상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호 인식한다’고 합의했다. 성과급도 원칙적으로 회사의 수익성 회복을 기초로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가 4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한 만큼 한국GM 등 다른 업체 노조의 투쟁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GM 노조는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강경 노선을 꺾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조는 GM에 인수되기 전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7년 총파업을 한 적이 있지만, 한국GM이 설립된 이후에는 부분파업만 벌여왔다. 자동차 업계는 한국GM 노조의 이번 파업에 따라 생산 차질을 빚는 물량이 1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부평 1공장에서 ‘트랙스’를, 2공장에서 ‘말리부’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공장에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트랙스 물량은 부평2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파업 장기화로 인해 GM 본사가 이들 물량 일부를 해외 다른 공장에 배정하면 한국GM은 일부 공장 폐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작년 적자가 8594억원에 달하는데도 노조는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작년에 했던 노사 합의에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사측에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GM 본사가 한국GM의 구조조정을 서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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