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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 프로듀서와 조선희 사진작가에게 ‘성공’은 ‘성장’과 같은 말이다. 대한민국 방송가와 사진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수다는 독특했다. 연세대학교 의생활학과 90학번 동기로 만나 27년을 지기로 지낸 두 사람이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 ‘Scene 1. ? 묻고 또 물을 때. ‘나’를 찾는다’ 세션에서 성공담을 털어놨다. 배우 홍수현이 진행을 했다.
서 프로듀서는 “우리는 성공한 것이 아니라 성장했을 뿐”이라며 “현재의 위치를 노렸던 게 아니라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성공하고 싶다’는 건 막연한 욕심이다. 큰 꿈도 좋지만 작은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충고했다.
서 프로듀서는 지난 1995년, 11년 만에 KBS에 공채로 입사한 여성 프로듀서다. 보수적이고 남성성이 강한 조직 속에서 분투하며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프로듀사’ 등 인기프로그램을 제작했으나 슬럼프도 잦았다. 출산과 육아를 병행한 탓이다. 그는 “한때 방송사 선배에게 결혼하고 출산하더니 ‘올드’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두 딸에게 ‘엄마가 이런 걸 이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굳게 마음을 먹으며 힘을 냈다”고 돌이켰다.
조 사진작가는 “도전을 앞둔 인간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흔들리기에 미래가 있다”며 ‘흔들리는 나침반은 길을 잃지 않는다’는 이슬람의 경구를 언급했다. 도전을 하며 느끼는 불안함을 오히려 원동력으로 삼으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두 사람은 “어쩌다 ‘촌년’들이 여기까지 왔다”며 학교 앞 작은 연탄방에서 함께 살던 때를 떠올렸다. 하고 싶은 일에는 무작정 부딪치고 버티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서 프로듀서는 지난해 몸담았던 KBS를 떠나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을 설립해 예능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경일 대학교 사진영상학부 부교수로 재직중인 조 사진작가는 안식년을 맞아 아프리카와 인도, 티벳 등을 여행했다. 곧 남미로 또다른 여행을 떠난다.
서 프로듀서와 조 사진작가는 성공을 꿈꾸는 모든 여성에게 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사랑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세계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여자’라는 굴레에 스스로 가두지 마라.” “더 나은 미래, 새로운 도전을 기획하라.” “실패를 해본 사람이 더 깊이 있다. 실패가 흠인 시대는 지났다.”…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언이 이어졌다.
서 프로듀서는 “여자라서, 돈이 안돼서 등 변수를 고민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걸 염두하고 희망하는 것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