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사회에 거취 맡기겠다"

  • 등록 2014-09-01 오후 7:20:35

    수정 2014-09-01 오후 7:20:35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KB국민은행 주 전산교체 문제와 관련해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경징계 결정을 받은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 이사회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건호 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주 전산기 교체 의사결정 관련 논란에 대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퇴이야기 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사퇴를 내 입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제 거취 등을 포함 주 전산교체 문제와 관련한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건호 행장과 일문일답이다.

-이날 견해를 밝힌 이유는.

▲지금껏 견해를 밝히지 않은 것은 금감원 제재심이 진행되고 있어 제재심의 판단을 받아야 할 사람이 기자회견을 해 스스로에 대해 변명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주 출장 갔다 와서 기자들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 궁금한 부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것이다.

-자진 사퇴 얘기가 나오는데 의사는.

▲은행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사퇴와 관련해 자리를 연연할 이유가 없다. 이사회에 신임 여부를 묻고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다. 다만,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사퇴를 거론하는 것 맞지 않다.

-이사회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배수진을 친 것인가.

▲말 그대로 거취를 맡기는 거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내 거취는 내 의사와 다르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는 이사회다. 이사회에서 내가 도움되는지를 결정하면 된다.

-이사회는 그동안 싸워왔던 조직 아닌가.

▲임명될 당시에도 이사회를 거쳤고, 거취도 마찬가지로 이사회가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사외이사와 대립이 있었다.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것은 전산시스템과 관련해 대립한 견해다. 내 거취와는 다른 문제다. 언젠가는 재신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원래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사회가 아니라 KB임직원에게 재신임을 물을 생각은 없나.

▲임직원들에게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맞는다고 본다. 고민해 보겠다.

-유닉스 체제로 가는 결과가 나오면 책임지나.

▲유닉스로 결정된다고 해도 나한테 책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상임 감사가 특별검사를 해 중대한 왜곡과 조작이 있다고 보고했고, 그것이 범죄라고 생각해서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감독 당국 검사를 거쳐 조작과 왜곡이 있었다는 결론이 났다. 이사회의 결론과 과거의 것을 바로잡고 규명하는 문제는 다르다.

-관련자들을 고발한 이유는.

▲보고서 조작에 관련한 범죄자를 고발한 것은 갈등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조직 기강과 관련된 것이다.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된 심각한 조작과 은폐를 발견했는데 이를 어떻게 숨길 수 있는가. 이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에 배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출항을 막았다면 이것이 잘못된 행동인가. 내부적인 감사보고서를 보는 순간 은행장의 직을 걸고 이것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임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국민은행 IT본부장 인사에 개입했나.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이 애초에 변호사들이 제시한 고발장에 포함됐지만, 고발 과정에서 내가 삭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다. 금감원 제재심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소명한 것은 맞다.

-주 전산기 교체 관련 갈등을 집안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2800만 고객이 하루 1억건 이상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국가 경제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것을 집안싸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 전산기 교체 관련해서 IBM 측을 직접 만난 적은 없나.

▲올해 1월 IBM 측과 만난 적 있지만 잠깐 얘기를 나눴을 뿐이다. IBM에서 받은 메일은 즉시 관련 임원들에게 포워딩했다.

-주 전산 교체 관련해 사외이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생각인가.

▲사외이사들이 현재 의견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사외이사들과 이 일을 더는 미루지 않고 결론을 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의사결정 주도권은 이사들이 갖는 게 맞다. 내가 더는 고집하는 게 아니고, 모든 것을 이사에 맡길 것이다. 조만간 이사회 날짜를 잡아서 의논할 생각이다.

-템플스테이에서 갈등 이유는.

▲내가 신앙심이 깊지는 않지만, 세례를 받은 기독교인이다. 임 회장은 불교다. 종교적인 이유로 내가 꺼릴 만한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화합을 위해 필요하다고 해서 소화를 했다. 내가 어린아이도 아니고, 잠자리 문제로 박차고 간다는 게 말이 되나.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문제를 제기했다. 그날 밤에 귀가한 것은 이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사정이다. 개인적인 사정은 글자 그대로 여기서 밝힐 것은 아니다.

-지주 개입이 부당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지주 개입은 애매하다. 지주와 은행 간에는 중요 사안에 대해 협의하게 돼 있다. 협의 과정이 투명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 주전산기 관련해서도 일부는 정상적인 업무 과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장 측면에서 보면 이사회에 거짓 보고를 하는 게 정상적이냐는 것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면 된다.

-금감원장 최종 결정이 남아 있다. 중징계를 받으면 자진해서 사퇴하나.

▲감독 당국에서 최종 결론 나면 징계 수위에 따라 조직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 예단해서 말할 사안은 아니다.

-금감원장이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게 이사들과 협의하는데 도움되나.

▲감독 당국에서 최종 판단을 미루고 있지만, 최종 이슈는 나에 대한 최종 징계인 것으로 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이사회를 거치면서 중요 이슈에 대해 얘기를 했고, 최종 보고 과정의 허위·조작이 일어난 것이 밝혀진 만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조차 지주에는 얘기하지 않았다.

▲기자간담회를 왜 지주와 상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주에 대해 궁금하면 지주에 물어보면 된다. 내 입장을 설명하는데, 굳이 지주와 협의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

-금감원의 경징계에 대해 KB가 로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로비는 어떤 실체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나는 제재심에서 소명을 참 열심히 했다. 내 나름대로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적이 없어 소명했고, 그래서 경징계까지 내려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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