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일까. 금융시장 전문가의 절반 정도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매년 1·4·7·10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등을 제시한다. 한은의 현재 성장률 전망치는 3.0%. 그런데 이를 2%대로 하향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많아진 것이다. 한은은 오는 12일 수정경제전망을 공개한다.
5일 이데일리가 경제·금융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6명은 한은이 2.9% 정도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5명은 2.9%를 예상했고, 1명은 “하향”이라고 답했다.
‘3.0% 유지’를 예측한 인사들도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2%대 성장률로 시장 컨센서스가 옮겨가는 기류도 감지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0%를 예상했음에도 “성장률 상방 요인보다 하방 요인이 더 많고 강한 듯하다”며 “기업 투자,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주택건설 투자 등 투자 전반의 위축 우려가 있다”며 “무역 갈등이 심화한데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도 변수”라고 말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언급할 것”이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상징적으로 3% 성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조 선임연구원이 자체 판단하는 성장률은 2.9%다.
“아직 실물경제 둔화가 가시화하지 않았다”며 3.0% 유지를 예상한 인사는 13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했다.
2%대 성장률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스케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주열 총재는 7월 수정경제전망을 본 이후 통화정책을 판단하겠다고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