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죽겠구나 했다"…코로나 '재감염' 느는데 제때 치료 힘들어

재감염 통증 제각각…접종 여부도 상관없어
오미크론·스텔스오미크론·XL 변이…재감염↑
"완치 후에도 경각심 가져야…진료기관 확대 필요"
  • 등록 2022-04-14 오후 5:36:38

    수정 2022-04-14 오후 8:53:32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코로나19 재감염 후) 이제까지 겪었던 어떤 증상보다 심해서 일주일에 2㎏ 넘게 살이 빠졌어요…정말 이러다 죽겠구나 했죠.”

아이 둘을 키우는 조모(42)씨는 지난 2월초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두 달만에 코로나19에 재감염됐다. 고열에 근육통, 오한까지 겹쳐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는 조씨는 보건소에 연락해 도움을 청했지만 “아직 첫 번째 코로나 균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말만 듣고 어떠한 관리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다시 걸린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움직이기 힘든 때도 있는데 우선진료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자치구마다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초·중·고 새 학기를 하루 앞둔 3월 1일 서울 시내의 한 가정집에서 한 초등학생이 엄마에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선제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재감염↑…증상 심해도 진료받기 힘들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재감염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3월 19일까지 확진자 924만3907명을 전수 재조사한 결과, 국내 재감염 추정 사례는 2만6239명(0.284%)으로 나타났다. 이 중 2회 감염자는 2만6202명, 3회 감염자는 37명으로 집계됐는데 2회 감염자는 오미크론 유행 이전인 지난해 12월 0.098%(570명)와 비교해 지난 1월 0.296%(2만5632명)로 약 3배 증가했다.

여기에 오미크론에 이은 스텔스 오미크론과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인 XL 등 신규 변이가 국내로 계속 유입되면서 재감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새 변이가 생겨날 경우 기존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감염의 절대적인 비율 자체가 높진 않지만 두 번째 감염 때 더 심한 통증을 경험한 이들은 “치료를 받기 힘들었고, 정부로부터 방치당했다”고 토로했다.

중학생 막내딸이 3개월 만에 재감염이 됐다는 원모(39)씨는 진료를 받기 위해 아픈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원씨는 “첫 번째랑 상당히 다르게 누가 봐도 당장 죽을 것 같이 심각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쉬는데 119는 병상이 없다고 그냥 돌아가더라”며 “기저질환이 없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증상이 심해도 ‘격리하면서 혼자 참고 버티라’는 방식에 화가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앓았다는 서모(34)씨는 “재감염되는 사람이 적다고 해서 ‘설마’했는데 진짜로 다시 걸려 당황했다”며 “내가 겪어보니, 연세가 많거나 면역 약한 분들은 재감염되면 많이 고생하실 것 같다”고 했다.

3월 25일 광주 북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에서 보건소 의료진이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사진=뉴스1)
빠른 초기 진료 필요…대면진료·먹는 치료제 확대

전문가들은 개인의 면역 상태나 기저질환에 따라 코로나19 재감염 증상은 제각각이라고 설명한다. 3차까지 백신을 맞았어도 증상이 심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미접종자인데 증상이 미미한 사례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증상에 따라 초기 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동네 병·의원 대면진료를 더욱 확대하고,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 및 투약도 더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면역체계가 약한 경우 백신을 아무리 맞아도 항체 자체가 잘 안생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재감염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처음 걸렸을 때와 조금 다른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코로나19 증상 범주에 속한다면 재감염을 의심해 곧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향후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다해도 재감염자는 늘 수밖에 없는 만큼 방역당국도 확진자를 대면진료할 수 있는 기관을 늘려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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