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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은폐 기자회견’을 열고 제보 내용을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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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군간호사관학교 남성 생도 단체 채팅방에서 동기 여생도와 선배 여생도, 심지어 상관인 훈육 장교들을 향해 성적으로 모욕하는 표현을 썼다는 내용의 제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보는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 중 한명인 강모씨에게 폭행당한 동기 남성 생도가 제공한 것이다.
채팅방에는 남성 생도들이 상관인 훈육 장교에게 “훈육관 이 X들은 저질러놓고 뒤처리는 우리가 다 하게 하네”, “훈육관님 X리둥절 개꿀잼” 등의 여성 비하 표현이 담겨 있다. 이들은 선배 기수의 여생도들에게 “XX 지렸다”등 여성의 성기를 연상케 하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한 동기 여성 생도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 “XX 정신 좀 차려라” 라며 욕설을 하는 모습도 있었다.
성희롱 신고했더니…“사이좋게 지내라”는 학교
또한 센터는 학교가 성희롱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하고서도 가해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채팅방 성희롱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퇴교는 1명에 그쳤으며 나머지 10명은 4주에서 7주 사이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간사는 “근신 처분은 생도에게 교육과정의 기회를 한 번 더 준다는 명목으로 내리는 처벌”이라며 “근신을 받는다 하더라도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임관(사관생도가 장교로 임명되는 일)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근신의 실질적 페널티는 한 주에 한 번 나가는 외박이 제한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유력인사 아들 봐주기…커피·도넛 사주며 가해자 격려하기도
채팅방 성희롱 가해자 중 유력인사의 아들에게는 특혜를 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센터에 따르면 주요 가해자 중 1명인 강모 생도는 사건이 신고되기 몇 주 전, 남자 동기생의 뺨을 손으로 수차례 폭행했다. 학교 측은 “초범이고 평소 행실이 바르다”라며 근신 2주의 징계를 내렸다. 이미 폭행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강모 생도가 단톡방 성희롱 주요 가해자로 지목됐는데도 퇴교가 아닌 근신에 그친 건 그가 학교 유력 외래교수의 아들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국간사 징계규정에는 ‘성희롱·성폭력’ 없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징역 또는 금고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또한 현역 군인에 대한 징계절차를 규정하는 ‘군인징계령’에서는 성범죄 처벌 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현역 군인이 성희롱을 할 경우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받아 불명예 전역을 당할 수 있다. 군대 내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센터는 국간사 내에서 성희롱·성폭력을 징계할 항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채팅방 성희롱 가해자들은 성희롱이 아닌 ‘생도답지 않은 언행 및 태도’를 이유로 근신 징계를 받았다. 방 간사는 “타 사관학교들이 성폭력을 별도 징계항목으로 규정해 원칙적으로 퇴교 처리 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간사는 성희롱·성폭력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제보로 확보된 채팅방 캡처본과 피해자 진술을 모아 가해자들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