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개입하면서 연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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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bp인상 확실시…우크라 전쟁으로 불확실성↑
1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미 하원에 출석해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한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보폭을 조절한 것이다.
네이선 시츠 씨티그룹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사건이 없었다면 0.5%포인트 인상이 이번 회의에서 논의됐을 것”이라며 “파월 의장이 할 수 있는 일은 향후 0.5%포인트 인상 전망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원자재의 국제 가격이 급등했고 개선세를 보이던 공급망 병목 현상은 다시 악화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준은 올해 공급망 혼란이 완화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올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동월대비 10.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노동부가 2010년 11월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에너지(33.8%), 식료품(14.4%) 등에서 특히 많이 올랐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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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압력 가중되는 가운데 연준 고민 깊어져
자칫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어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연준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했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긴축의 속도와 폭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달 기준 금리 인상보다 연준의 새로운 경제 전망과 FOMC 위원들이 내놓는 점도표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점도표는 각 위원들이 내다보는 미래의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놓은 표인데,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와 폭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다.
지난해 9월에는 연준 위원의 절반만이 올해 기준금리 1∼2회 인상을 예상했고, 12월엔 대부분이 2∼4회 인상을 고려했다. 최근 전문가들의 전망은 연준이 연내 6~7회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WSJ은 짚었다. 중립 금리는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연준이 이번에 보유자산 처리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도 관심사다. 연준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실시해 현재 보유자산이 9조달러(약 1경1133조원)에 이른다. 연준은 이달까지 채권 매입을 마무리한 후, 보유자산을 줄이는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다.